듣기


싫어도 평이 들려 오네요. 또 다시!


다만, 돈옵저 덕분에 기대치 자체가 애초에 엄청나게 낮았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서는 그렇게 타격이 크지는 않습니다. 최초로 기획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이건 열에 일곱 여덟은 실패한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러,


"그간 DC의 기획력을 생각해보면 반드시 실패한다."


...라고 단언했었으니까요.


마블 영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비판 가운데 하나가 "빌런을 너무 쉽게 소모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원작에선 수십년을 히어로와 맞서 싸운 악당이, 영화 한편으로 소비되어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는 게 캐릭터 낭비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현실적인 문제를 통해 반박됩니다. 히어로 이야기하기도 바빠죽겠는데 악당까지 일일히 조명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이야기는 산만해지고, 전체적인 완성도는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히어로에 사이드킥, 핵심적인 주변인물까지 생각해보면, 이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주요 캐릭터의 숫자는 40~50은 우습게 넘어가는 상황입니다. 거기다 앞으로 더 등장할 히어로가 있고, 지금까지 등장은 했지만 접점은 없는 캐릭터들까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악당 캐릭터까지 부각시킨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대한 저의 비관적인 전망의 시작은 이것과 상통합니다. 조커나 할리퀸처럼 지명도도 높고 매력도 알찬 캐릭터들이야 충분히 영화의 메인으로 내세울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악당'이라는 캐릭터의 한계상, '히어로'라는 줄기가 큰 힘을 가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만큼이나 얄팍해지기 쉽습니다. 악당이 악당답게 행동하면서 영화의 메인이 될 수 있다면, 그 영화의 장르는 더 이상 히어로이기 힘들 겁니다. 거기다 그나마의 선점효과도 데드풀이 가져가버리기까지 했으니...


다른 거 다 떠나서, 할리퀸 단독영화에 부메랑 단독영화요? 아니, 지금 DC발 히어로 영화 중에 평론가와 관객 모두 납득시킨 영화가 한 2, 3편은 된답니까? 절대적 기준으로 평가하면 하나도 없는데? 너무 경솔한....


거기에 더해 '캐릭터가 많다'는 문제점까지 공유하고 있으니. 아예 작정하고 막나가서 B급 정서가 강한 악당극으로 만들어야 하는 영화인데, 거기에 이만큼의 대규모 자본을 때려 넣으니.... 실제로 개봉 전에 여러 빵빵한 인물들의 캐스팅 소식이 들려왔다 다시 썰려 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했었습니다. 사실 대규모 프로젝트 영화에서의 이런 소식은 그렇게 낯선 일도 아닙니다만, 이미 굵직한 역들은 다 캐스팅된 상황에서도 이런 일이 계속해서 벌어졌다는 게 문제입니다. 악당극+히어로장르+대규모 프렌차이즈+약간의 시험작 등의 복합적인 포지션의 영화라는 점을 감안해도, 캐릭터간의 비중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었으니까요.


...대략적으로 들려온 비판점은 이제 차치하고, 영화를 보러 가야 겠습니다. 어쨌든 영화를 봐야 뭔 이야기를 해도 더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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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