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초,


80년대까지 이어지던 정통 판타지와 오컬트 붐은 기존의 공식을 비틀고 우스개로 만드는 류의 작품들에 그 흐름을 완전히 내어주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웃음이라는 무기와 가벼움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동시에 이야기적인 몰입이나 흥미를 더해야 할 상황에선 정통파 노선을 걸어 양자의 취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작품들에 말입니다.


실제로 본 블로그에서도 이와 관련된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바 있습니다. 정통파로는 흔히 공작왕으로 대표되는 작품들들을 예로 들었고, 후기 판타지 계열의 작품으로는 슬레이어즈와 드래곤 하프 등의 작품을 예로 들었죠. 물론 주류와 비주류가 인기와 재미를 담보하는 절대적인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엄연히 정통파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2010년대에 인기를 끄는 일도,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


 원제: GS美神 極楽大作戦!!

 단행본 총 39권


앞으로 리뷰를 쓰게 될 고스트 스위퍼는 후기 오컬트 물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퇴마물의 많은 요소를 차용했지만, 기본적인 장르는 코미디에 가깝고, 이후의 흐름에는 소년만화적 배틀의 요소가 가미됩니다. 공작왕 등으로 대표되는 오컬트·퇴마 콘텐츠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유유백서와 같은 차기 배틀물-소위 능력자물-의 요소들이 산입되어 있는 작품이라는 거죠.


위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산입되어 있고, 연재기간만 근 10년에 달하는 만큼 이 작품은 팬층 가운데서도 지지하는 부분에 차이가 있습니다. 거기다 작품 자체가 가진 가벼운 분위기에 더불어 여러 콘텐츠를 차용하고 패러디한 요소들이 존재하여 소위 말하는 덕이 얕은 사람도, 덕이 깊은 사람도 여러 방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거기다 당대 특유의 시대적 흐름이 녹아있는 작품이다보니- 예. 고스트 스위퍼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손꼽히는 작품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당장 저부터가 일본에서 와이드판으로 발매되었으니, 본 작품의 정발을 기대한다는 게시글을 남긴 적이 있었죠.


저는 고스트 스위퍼를 챔프에 연재될 당시 보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단행본은 출간되지 않았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상당한 시간의 텀을 두고 단행본으로 발매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단 이 작품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이미 상당히 많은 분량이 일본에서 연재되었고, 해적판 등이 한국 내에서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정식 판본은 상당한 텀을 두고 발매하거나, 아니면 아직 잡지에 연재되지 않은 부분을 단행본으로 내놓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고스트 스위퍼는 여기에 해당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죠.


 만화로도 그림체가 좋은 작품으로 평가되지 못했는데, 애니메이션도 작가 특유의 투박한 색감이 반영되어서 화사하다고는 말못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 나온지도 20년은 훌쩍 넘어서...


뭐. 어찌되었던 만화 리뷰를 오랜만에 개시하려 합니다. 고스트 스위퍼는 밀도높은 만화고, 제 취향이라 할 수 있는 80~90년대의 경향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니,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입니다.


오늘은 만화에 대한 본격적인 리뷰를 쓰게 앞서, 이 작품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해야 겠죠.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그림체일 겁니다. 상단에서처럼, 저는 챔프에서 이 작품을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90년대 초중반으로 기억하는데, 사실 이 작품은 당시를 기준으로도 썩 잘 그린 그림으로 어필하는 류의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연출에 사용하는 만화적 이펙트는 이미 현 시점의 것들과 상통하는 것으로 변해가는 시점이었는데, 고스트 스위퍼에서의 연출은 상당히 투박한- 그러니까 펜으로만 모든 걸 처리하려 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소재적인 측면에서도 다소의 고전미를 풍기고 그림체도 올드하다보니, 화사하고 화려해진 다른 작품들에 비교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특별히 타 작품과 차별화될 정도로 빵터지는 개그로 어필하는 류의 작품도 아닙니다. 이미 당시 소위 말하는 엽기류의 과격하고 황당하기까지한 상황들에 비하면, 개그 센스 자체도 사실 조금 구식에 가까웠죠. 개그만화와 명랑만화의 차이랄까요. 이 작품은 말초적인 웃음을 제기하기보단, 공감하여 이끄는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소년만화보다는 청년만화에 더 가까운 인상을 주고, 지향성 자체만을 따지자면 오늘 날의 작품 가운데서는 은혼 정도를 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시대적인 흐름에 영향을 덜 받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고스트 스위퍼에 대한 리뷰를 개시해 보겠습니다. 이전의 작품들에 대한 리뷰들과 달리 권단위 리뷰가 아닌 화수별 리뷰로 전개해 볼 생각입니다.


알숑규의 버드나무집은 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에 가입하여 활동중인 클린리뷰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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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