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프로그램2017.04.10 19:41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예능입니다. 웃음과 포멧이 적절하게 절 어우러진, 가장 균형미 있는 예능일 겁니다. 그와 함께 기대했던 시간탐험대가 외적인 논란에 더불어 내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점을 생각해보면, 세번째 시즌이 전개되는 크라임씬의 행보는 성공적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겁니다.


세번째 시즌의 출연진은 시즌1부터 개근하는 박지윤, 시즌2 고정출연진이었던 장진, 시즌2 게스트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지훈의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고, 연기와 예능실력이 입증된 정은지, 그리고 최근 여기저기 자주 얼굴을 비추는 양세형이 새로 멤버로 추가되었습니다.


이제는 명실공히 jtbc의 대표예능이 된 크라임씬이기에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저도 그러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 블로그에서 크라임씬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었고, 각 에피소드별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도 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중심 소재에 차이가 있다보니 그것은 차일피일 미루어졌네요. 언젠가 날을 잡아서 크라임씬 개별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욕심도 있습니다만.


여하튼 크라임씬은 시즌이 진행되면서 때론 발전하는 면모를 보였고, 때론 퇴보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시즌1이 구성적으로는 더 완성도가 높다고 보지만, 연출이나 출연진간의 호흡은 시즌2가 나았기 때문에 시즌3는 이러한 양자의 장점을 고루 이어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시점에선 사실상 제작준비가 끝이났고, 촬영만하면 되는 상황이니 다소 늦은 기대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1년에 한 시즌씩 나와도 충족감을 주는 예능입니다. 2016년은 건너뛰었지만.


크라임씬 시즌3가 보여주어야하는 미덕은 무엇일까요.


첫번째. 지니어스 시리즈의 색을 벗어나는 것. 크라임씬은 최초 방영할 당시 두뇌예능의 포멧을 어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선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tvn의 지니어스 시리즈의 출연진을 땡겨와 일정 이미지를 차용했죠. 실제로 이를 통해 출연한 홍진호가 시즌1에서 사실상 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주며 성공하였기 때문에 마냥 실패한 시도라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니어스 시리즈와 크라임씬은 구성도, 재미를 전달하는 포인트도 전혀 다른 별개의 예능이었습니다. 시즌1에서 홍진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은, 그가 지니어스 시리즈의 우승자로서의 면모를 크라임씬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크라임씬에서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컨데 홍진호와 마찬가지로 지니어스 시리즈 이후 크라임씬에 출연한 장동민의 경우, 전자에서는 키맨의 역할을 하며 톡톡히 활약했지만, 정작 크라임씬에서는 희극배우라는 입체적인 재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협소한 방면으로만 활약하여 여러 차례 한계를 드러내보였습니다. 이는 그가 프로그램을 지니어스 식의 마피아 게임으로 접근했기 때문이었는데, 이는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프로그램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소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크라임씬은 지니어스 땡겨오기로 성공에서 어느 정도의 덕을 보기는 하였으나, 이젠 이러한 차용은 프로그램 자체의 한계를 조성할 뿐더러,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니어스 시리즈가 더 이상 방영되지 않고 있기도 하고, 그와 관련한 출연진들이 메인 출연진이 아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홍진호의 출연불발은 안타까운 요소입니다만, 시즌2에서 일취월장하여 없어선 안될 존재로 거듭난 박지윤이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두번째. '추리 수사물'로서의 영역을 보다 확실히 할 것. 예컨데 시즌2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전문가' 표창원이 범인 지목에 실패한 것은 여러모로 많은 점을 상징합니다. 시즌1에서 전문가로 나온 경찰이 명확한 증거를 통해 범인을 확실히 지목했던 것과 달리, 시즌2는 증거 그 자체보다는 이야기의 구성에 더욱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상이한 증거능력을 가져 한쪽이 다른 한쪽의 증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범인일 가능성을 약간의 차이만 둔 채 병렬하여 늘어놓습니다. 사실상 결말부에 다른 누가 범인이라 해도 시청자들은 "아... 쟤가 범인이구나..." 해야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장진이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인 것도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직업인 사람'에게 증거 하나하나의 입증능력보다는 '보다 흥미롭게 보이는 이야기'가 더욱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을 '추리예능'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실제로 시즌1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제작된 덕에 보다 몰입감있고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때론 어처구니없이 너무 뻔한 증거가 제시되어 맥없이 끝나기도 하고, 때론 너무 증거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모두가 납득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증거'가 확실하게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즌2는 이러한 결정적인 증거찾기보다는 보다 더 합리적으로 말이되는 이야기를 찾는데 집중되었습니다. 예능적인 재미나 제작적인 측면에서의 편의를 생각해본다면 이것을 그리 나쁘게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만, '추리예능'으로서의 면모가 떨어져 버리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셋째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출연진에게 그 역할을 제대로 인지시키는 것. 사실 시즌1의 강용석은 수사라는 측면에선 좋았을진 몰라도 예능이라는 측면에선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쟤가 범인이야"라고 아무것도 하지않아 버리면, 촬영을 하는 입장에서도 참 당혹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시즌2의 장동민은 자신이 범인이 되었을 때 판을 주도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을 반복해서 내비쳤습니다. 장진이나 박지윤 등 이러한 반응에 민감한 사람들은 그 반응만으로 사실상 범인이라 확실할 정도였죠. 범인 역할이 안되는 사람한테는 범인 역을 최대한 주지 않도록, 그리고 본인이 가진 기본적인 캐릭터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역할을 무작위로 나누어 가지는 것을 생략하게 되고, 리얼함을 살린다는 재미도 줄어들겠지만- 메인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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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