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퍼스트 서버에 재전이와 관련된 내용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소 전직과 각성과 관련해선 기대 이하의 연출을 보여주어 유저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스토리 관련한 비판은 꽤나 일관적이고 합리적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개선하겠다 밝혀왔고, 실제로 유저들도 당연히 바뀔 것이라 예상해 왔던 부분이 이렇게 되어 버리니 당혹스럽기 그지 없네요.


여하간에 관련된 내용은 추후 다룰 기회가 있다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일은 이전의 계획처럼 레벨링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재전이라고 해서 구던파의 좋은점은 따오고 현던파의 나쁜 점은 수정할 줄 알았더니...


금일 다룰 요소는 세 가지 요소로 정리가 가능합니다. 레벨업, 난이도 그리고 파밍.


아이러니하게도 던파는 게임의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레벨업이 저 세 요소 중 가장 이질적으로 작용합니다. 그 결과 레벨업의 과정에서 파밍과 난이도는 배제되어 버리죠. 언젠가 던파를 '만렙이 시작인 게임'이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실제로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던파를 이러한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고, 그만이 아니라 제작자들조차 던파에 대해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던파는 만렙을 찍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게임이 아닙니다. 숙달된 사람들은 이벤트 기간동안 여러 외부적 시스템을 이용하여 3일만에 만렙을 찍을 정도입니다. 물론 이건 상당한 숙달과 반복작업 등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만, 일반적인 플레이어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저조차 만렙 확장 이전 다른 블로그에서 "여러 캡슐을 이용하면 2주 정도의 시간을 들일 경우 만렙을 찍을 수 있다, 이전보다 레벨업이 더욱 쉬워졌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니까요. 더군다나 부캐릭터의 육성이 보다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된 현 시점에선 만렙이 확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간이 더 줄어들었을 정도입니다.


던파 시나리오 던전은 정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패치입니다. 여기에 비견할 수 있는 건 스킬포인트 초기화 무료 선언일 정도로요. 던파의 고질적인 문제, 파티 플레이시 에픽퀘스트를 진행하여 파티 플레이 진행이 되질 않는가하면, 시나리오를 읽고 싶은데 파티 플레이 혹은 성장의 비약 때문에 몽땅 스킵하고 지나가야했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디어 수정한 겁니다. 더군다나 난이도도 시나리오를 읽는다는 선에서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정도였고요. ...최초엔.


이는 던파측이 부가적인 요소들을 철저히 제거하여 반복되는 던전 플레이를 지양케 해 시나리오 던전 등을 도입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움직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지역별 특산물, 저레벨 던전에서의 보스 아이템 등등의 삭제로 이어졌죠. 더욱이 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를 위해 던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파티 플레이조차 배제한 지역이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그에 따라 지금 던파 유저는 시나리오 던전을 단순히 육성 외엔 별다른 목적을 갖지 않습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던파에 있어 만렙은 너무나 당연히 달성해야 하는 필요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소위 이후의 던전별 동선을 꼬이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점으로 작용합니다. 오직 육성만 해야 하는 레벨에 파밍을 해야 하고, 그 파밍이 끝마쳐진 기준으로 마련된 레벨업용 던전이 이후 떡하니 나타나 버린 겁니다. 사실상 난이도 조절의 실패와 파밍 시기의 실패가 뒤섞여 버린 겁니다.


일례로 70레벨부터 진입가능한 이계던전은 각 직업군들에게 상당한 편의성과 스위칭을 제공하는 파밍 필수 던전입니다만, 엄연히 특수던전으로 분류되는 만큼 원활한 파티 플레이를 위해선 최소 80레벨은 달성해야 합니다. 물론 여기저기 파티에 가입신청을 찔러넣고 또 출발하는 것이 이전에 비해 어렵진 않지만, 그게 애초 쩔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치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다 일일 입장 횟수가 제한되어 있기까지 하여 절대적인 시간이 2주 정도 듭니다. 골머리를 앓지 않을 수 없죠.


또한 현 마계 지역은 에컨 이전까지 최고의 퀘스트 레전더리 장비들을 얻을 수 있는 고대 던전보다 더욱 어려운 난이도를 갖고 있습니다. 사실상 당시 86레벨 만렙의 스펙-즉, 육성 중인 스펙이 아니라 육성이 완료되어 파밍이 어느 정도 진행된 스펙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어처구니 없이 실패한 던전디자인을 갖고 있는 곳이죠. 나름대로 85레벨 에픽무기를 든 캐릭터로 광역딜을 위해 크로니클 9셋으로 돌다 바로 퀘전으로 갈아입어야 했을 정도로요. 당시 고던도 크로니클로 돌던 때였는데.


물론 이해는 갑니다. 나름대로 만렙을 4레벨이나 확장했는데 이전 지역에서처럼 마봉으로 둘둘 장비한 캐릭터들이 와서 공략해버리면 게임적인 재미가 반감된다고 인식했겠죠. 하지만 유저 입장에선 너무 황당해서 되려 웃기기 까지했습니다. 레벨업에 필수적인 루트로 끼워넣어 놓고서는, 그 난이도 판단의 기준은 파밍이 어느 정도 끝난 캐릭터가 기준이 되다니. 정작 파밍의 계단 역할인 고대던전은 점점 쉬워지고 있는데, 정작 그 파밍에 다다르는 성장의 계단은 급격하게 어려워진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니까요.


메트로센터가 얼마나 난이도가 이상하냐면 86레벨에 진입가능한 시나리오 던전이 88, 89레벨에 열리는(최초엔 90레벨이었던) 스폐셜 던전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다른 지역도 아니고, 시나리오 던전은 시나리오 감상을 위해 쉽게쉽게 가는 것이 보통이었었는데 또 에픽 퀘스트를 레이드에 삽입시킨 황당했던 그 때 그 일을 또 반복한 겁니다. 정도는 훨씬 덜하지만.


이러한 앞뒤가 뒤바뀐 상황은 과거 시나리오 던전의 난이도 상승과 닮아 있습니다. 던파측은 던전 플레이의 재미를 위해 툭 치면 펑펑 터져나가는 던전들과 몬스터들이 너무나 아까웠던 나머지 던전의 난이도를 상승시키고, 던전을 도는 시간을 늘리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유저들에게 짜증과 지루함을 안겨줬죠.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면서 느끼는 재미와는 너무나 상이한 방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레벨의 유저에겐 존재하지도 않는 방어기, 무적기, 회피기, 광역기로 무장한 몬스터들과 불합리한 싸움을 하는 거야 그렇다 칩시다. 하지만 고작 5레벨 올릴 때마다, 그리고 사실상 캐릭터가 변경이 되는 시점에 이를 때마다 이전에 했던 플레이가 의미없는 것이 된다는 점이 너무 컸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의 던파는 기본기는 버리고, 소위 무큐기에 올인하는 상황인데, 나중엔 쓰지도 않을 효율성 없는 스킬들이 플레이의 위주가 된다는 점도 뼈아픕니다. 애초 ASDF만 누르면 되는 직업군을 선택했는데 현란한 몬스터의 플레이에 맞춰 이리 비틀 저리 비틀하고 있으니 액션쾌감따위 느낄 리가 없죠.


더군다나 던전 플레이의 재미는 단순히 몬스터의 움직임을 공략하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그에 수반하는 보상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주어집니다. 마봉 무기와 마봉 갑옷이 과연 합리적인 보상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저 이상의 아이템을 지급하라고요? 밸런스나 파밍 측면에서 말도 안되는 일일 뿐더러 저레벨 아이템이라는 한계상 그조차 갈아버리는 운명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어차피 던파에서 저레벨 아이템은 그냥 소비재에 불과하잖아요.


크로니클 아이템의 한계가 뚜렷해진 현 시점이지만, 여전히 굴리려면 만렙때까지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고, 용도에 따라선 아예 캐릭터의 구조 자체를 달리하기 때문에 계속 활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젠 아예 버프용 스위칭으로 어느 캐릭터건 6개는 반드시 맞춰야 하죠. 근데 언제 이계로 가야 하나... 참 답하기 애매한 문제가 됐습니다.


애초 의미있는 보상 자체가 특수던전의 파밍 루트를 따를 때인데, 말씀드렸다 시피 이건 레벨업 루트 도중에 뚝뚝 끊어져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는 다른 게 아니라 구 만렙의 기준으로 삽입된 것이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70레벨에 이계에 진입하는데, 그보다 낮은 수준의 던전이 이후의 레벨에 등장하고, 85레벨이면 최고 수준의 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는데, 정작 그 이후 레벨에선 그보다 명백히 쉬운 던전들을 돌아야 합니다. 몰입의 측면에서도 보상의 측면에서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죠. 


이처럼 던파는 기존 구만렙들의 레벨들에 달성할 때마다 확장되는 콘텐츠들이 너무 많고, 그에 수반한 파밍루트가 너무나 견고하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선 위와 같은 접근법은 시간잡아먹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실제로 이러한 결정들은 매번 상당히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매번 일정 시간을 들인 후 어느 정도 철회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그냥 적당히 뭉개면서 유저들의 플레이타임도 계속 늘리겠다는 소리겠죠.


이계>퀘전>에컨 순으로 계단식 파밍이 이뤄지는데, 문제는 현 던파의 구조상 70레벨에서 85레벨 사이에 크로니클을 맞추고, 85에서 90사이에 퀘전을 맞추고, 90 이후 에컨을 맞춰야 하는 구조인데 그냥 2주 사이에 만렙까지 달성이 된다는 전제가 있어 그 모든게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냥 만렙 이후 파밍 병행을 하도록 만드는 게 훨씬 합리적일 정도로.


자. 이제 문제의 본질을 봅시다. 너무나 간단합니다. 만렙까지 찍는데 넉넉잡아 2주입니다. 그리고 크로니클 9세트를 완성하는데 역시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퀘전은 1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크로니클, 혹은 크로니클과 퀘전, 더 나아가선 에컨조차 패스하고 이후의 파밍 루트를 탈 수 있습니다. 예. 파밍하면서 만렙찍는데 드는 노력과 시간보다 그냥 비틀면서 만렙 찍은 다음 파밍을 진행하는 것이 비교도 어려울 정도로 훨씬 효율적입니다.


던파측이 파밍과 레벨업 루트를 혼재하여 다양한 플레이를 유도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정말로 완전히 틀린 결정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유저 입장에선 그 부분에 대해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할 뿐더러 역으로 자유도가 줄어드는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던파 최악의 장벽인 파티 플레이 시의 면접을 이야기 않을 수 없습니다. 특정 직업군이라는 이유로, 특정 장비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특정 레벨 이하라는 이유로, 특정 스킬을 사용한다는 이유 등등으로 파티에 거절당하다보면 대체 이 게임을 왜하나 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고작해야 이계인데, 고던인데, 일톤인데 하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반대의 케이스를 생각해보죠. 내가 쩔해주는 지 아냐며 역정을 내면서도 사람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받아가다 그대로 먹튀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겪습니다. 욕나오죠, 이러면. 인간의 무지는 때론 인간의 악의보다도 큰 상처를 안겨주는데, 던파는 여기에 대해 너무 무방비 합니다. 던파의 파티 플레이는 강제적인 주제에 플레이의 양상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방임적입니다. 그러니 쩔조차 막지 못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죠.


대충 몇 가지 개선안을 내어 보겠습니다. 차근차근 만렙찍고 그 이후 다양한 파밍 루트로 도전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아예 특정 레벨에 도달할 때마다 그냥 다운그레이드 버전 아이템을 뿌려서 파밍 자체의 기간을 뒤로 미룬 후 메이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만들던가. 아니면 난이도를 그냥 확 낮춰 버리고, 기존 도트가 아깝다면 이전의 히어로즈 던전처럼 레벨에 국한되지 않는 별개의 던전을 만들어 버리던가.


자 이제 다음 시간에는 던전 동선,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위 루트를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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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