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프로그램2018.04.12 16:12


 아이돌 시장이


레드오션이라 불리며 공멸의 길을 걷고 있다고 이야기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몇 년도 되지 않은 일이고, 사실 지금도 종종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었기에, 한국의 아이돌 시장이 국제화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일도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일단 한국 아이돌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그 그룹은 세계시장에서 이른 바 한류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추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야기되는 거죠.


바꾸어 말하자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그룹이라 하더라도, 일단 국내에서의 인지도와 영향력은 최소한을 유지해야 하는 때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한국에서의 성과가 기반이 되었을 때, 해외에서의 성과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공식이 세워진 겁니다.


그렇기에, 아이돌은 꾸준히 tv프로그램과 예능에 얼굴을 비추며 스스로를 부각시키려 합니다.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느냐의 여부 이상으로, 특정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느냐의 여부가 아이돌의 성장을 판단하는 주요한 잣대가 되곤 하는 거죠. 오늘 이야기할 주간아이돌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오죽하면 주간아에 출연해느냐의 여부에 따라 행사비의 앞자리 숫자가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로요.


주간아이돌은 '국내 유일 아이돌전문 프로그램'이라는 호칭을 종종 스스로에게 쓰기도 했는데, 실제로 거진 고유 명사화되다시피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주간아이돌은 여러모로 상징성이 큰 프로그램입니다. 최근 종영 이후 시즌2가 방송하기 시작하긴 했지만, 정형돈-데프콘 진행 체제는 아이돌 사에서도 한 획을 그었다 평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진행자가 아이돌에 대해 몰라도 아이돌이 진행자와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오는 것이 시청자도 쉽게 납득할 정도로요.


꽃다발의 후신격이라 할 수 있는 주간아이돌은 아이돌의 레드오션 여론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런칭되었습니다. 아이돌을 주축으로 출연시켜 인기를 끌겠다는 발상의 프로그램은 kbs의 청춘불패나 sbs의 영웅호걸 등 여럿 있었지만, 이들은 특정 아이돌 붐이 사그라들거나 프로그램 내적인 재미가 부족하다는 평가 함께 서서히 인기가 식어갔습니다. 반대로 주간아이돌은 정형돈과 데프콘 두 사람의 화학적 결합하에 아이돌이라는 조미료를 가미시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아이돌이라는 화려함과 대비되는 특유의 마이너 감성과 두 멤버의 '아재스러움'이 적절히 조합되며 아이돌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재미를 선사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났죠.


이 주간아에 대한 저 자신의 평가는 이러합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레드 오션을 뚫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아이돌이 있었다." 라고요. 물론 주간아에 출연하는 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오직 주간아의 힘만으로 소위 떴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아무리 가벼운 콘셉트와 얼렁뚱땅 진행을 줄기로 삼는다고 한들, 주간아는 엄연히 공중파 방송사 계열의 케이블 프로그램이고, 두 진행자가 공중파에서도 메인mc로 활약할 정도의 덩치를 자랑했던 프로그램이니까요. 하지만 오직 아이돌에, 아이돌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프로그램 가운데 이 정도로 호평받으며 장수한 프로그램은 없었고,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뇌리에 박힌 아이돌의 숫자도 늘어갔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자그마치 8년을 진행한 프로그램이기에 그만의 역사도 있습니다. 트와이스처럼 출연을 거듭하며 예능감이 무르익는 출연자가 생기는가하면, 출연 2회만에 온갖 타박을 받는 블랙핑크와 같은 그룹도 생겼고, 언제 얼굴을 보여도 환영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 윤보미나 정일훈같은 멤버도 있죠. 그야말로 전통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이 프로그램의 종영 소식이 사람들에게 당혹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래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아이돌은 계속해서 데뷔하고 있고, 주간아이돌의 진행이나 재미가 비교적 최근 이전만 못해졌다는 평을 듣긴 했지만, 사실 한 두 번 들었던 소리도 아니고요.


물론 프로그램의 편성은 단순한 프로그램의 재미나 역사만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저 "아. 이제 어느 정도 이상 덩치가 되지 않는 아이돌은 이전처럼 라디오 중심으로 활동을 할 가능성도 있겠구나. 아니면 다른 계열사에서 예전 비밀병기 그녀처럼 또 다른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을 런칭하나?" 라는 예상 정도만 했고요.


물론 아이돌 팬의 입장에선 메인으로 출연할 수 있는, 그거다 아이돌 팬 외의 다른 대중에게 그들을 알릴 수 있는 창구 하나가 사라지기 때문에 상당한 아쉬움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던 중, 시즌2가 찾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때가 되고 보니 "응? 정형돈과 데프콘이 하차를 하는데 시즌2를 한다고?"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jtbc에서 진행자 두 사람에 더불어 과거 주간아이돌 시즌1을 제작했던 제작진까지 뭉쳐 '아이돌룸'이라는, 뉴스룸을 패러디한 제목의 또 다른 아이돌 중심 프로그램을 런칭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이쯤이 되고 보니, 당혹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일훈과 윤보미가 고정출연하던 그 때는 시청률은 몰라도 구성적인 측면에선 황금기라 불리는 시기입니다. 뒤에 출연하는 아이돌은 안 봐도 이들의 퀴즈쇼는 봤을 정도로요.


일단 에브리원과 jtbc 모두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을 유지하거나 런칭하는 것으로 비추어보면, 방송국 입장에선 아이돌 시장과 아이돌 관련 시청자는 여전히 매력있는 요소로 판단한 듯 합니다. 그리고 주간아이돌 제작진과 정형돈과 데프콘 모두가 유사한 테마의 프로그램에 계속해서 참여하는 걸 보면 이들이 해당 콘셉트에 대해 애정을 가지지 않은 것도 아닌 듯 하고요.


그렇다면 다음은 프로그램의 성과과 변화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간아이돌이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아이돌 프로그램인 건 틀림없지만, 여전히 전성기는 윤보미와 정일훈이 고정출연하던 그 시절로 꼽히고 있고, 프로그램 재미도 그 때가 가장 나았따 평가되고 있습니다. 주간아이돌 자체적으로 나름의 개편을 하기도 했지만, 다른 서브코너는 늘 알랑가몰라 둘 중 하나와 비교당했고, 결국 좋지 않은 마무리를 맞이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론 시청률이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침체되는 경향이 갈 수록 강해지며, 어지간한 출연자가 나와도 쉽사리 반등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한국 전체를 들었다놨다 할 수 있는 출연자가 나오면 1%, 심지어는 2%까지 찍는 일도 있었지만, 그런 출연자가 흔하지도 않고, 주간 아이돌에 쉽게 출연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여전히 케이블 프로그램 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 나왔지만 나쁘지 않다는 것이 좋거나 훌륭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니- 결과적으로 폐지논의가 이어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프로그램 막판에 엄정화부터 셀럽파이브까지 여러 실험적인 캐스팅을 했던 것도, 결과적으로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형돈이 건강문제로 하차한 당시, 데프콘과 여러 아이돌이 호흡을 맞추며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정형돈을 사랑하는 아이돌-돈사돌이라는 이름으로요. 그 정도로 프로그램에서 정형돈과 데프콘의 색체가 강하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전통과 역사를 지닌 주간아이돌 프로그램 자체를 내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두 진행자의 프로그램 장악력이 원체 강하다보니 결국 진행자 교체라는 수를 던진 것으로 보이네요. 사실 예능프로그램에서 일종의 정체기가 찾아오면 가장 먼저 하는 게 일부 코너 개편이고, 그것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진행자를 교체하는 것, 그래도 안되면 시즌 2라는 이름으로 아예 콘셉트 자체를 달리하거나, 아예 메인 진행자를 내려버리는 것인데- 이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간아이돌의 역사는 정형돈과 데프콘의 역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며, 주간아이돌의 재미는 정형돈과 데프콘이 아이돌을 어떻게 대하냐에서 비롯된다는 점을요. 사실상 세트도 별 것 없던 두 프로그램을 채우던 것은 두 진행자의 존재감이었는데, 이걸 통채로 교체해버리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 걸까요?


예컨데 2000년대 후반 우후죽순 생겨났던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 중 지금까지도 나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프로그램은 주간아이돌이고, 이러한 주간아이돌을 모티브 삼아 여러 또 다른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이 생겨났지만, 그들도 그만큼의 흔적은 남기지 못했습니다. 주간아이돌의 존속에 정형돈, 데프콘 두 사람의 역량이 뒷받침 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그들조차도 단독으로는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을 주간아만큼 히트시키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정형돈과 데프콘 두 사람이 함께했던 히트제조기라는 외전격 프로그램으로도 상당한 내외적 성과를 거두어 냈지만, 반대로 정형돈 단독으로 반대로 데프콘 단독으로 진행했던 아이돌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큰 재미를 보지 못했었죠.


주간아이돌과 무한도전에 연이어 출연하며 주가를 올렸던 데프콘은 물론, 애초에 케이블에서 유재석이라 불리며 영향력을 확장했던 정형돈의 역량이 그대로 프로그램에 반영되었던 것이 바로 주간아이돌입니다. 이 두사람 없는 주간아이돌이 주간아이돌일 수 있느냐는 사실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관련된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며, 실제로 정형돈이 건강문제로 하차했을 당시, 다른 프로그램이 몇달의 간격을 두며 진행자 자체를 교체해버렸던 것과 달리 끝까지 정형돈의 자리를 비워뒀던 프로그램이 바로 주간아이돌인 것이 이러한 현실을 반증합니다.


정형돈과 데프콘 양자 모두가 함께 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정형돈 단독으로, 데프콘 단독으로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같은 채널 내임에도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었죠. 물론 포맷과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나란히 놓을 수는 없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편성측과 제작진측, 출연자측이 나름의 공통적인 분모를 찾아냅니다. 프로그램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그리하여 위와 같은 결과가 생긴 겁니다. 프로그램은 새 시즌에 돌입하며 진행자를 교체하는 것을 통해 새로움을 불어넣고, 제작진측은 포멧을 변경하여 새로운 아이돌 프로그램을 런칭하고, 출연자측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시청자를 찾는 그런.


이 셋은 각자 나름대로 주간아이돌 시즌1의 정통성을 쥐고 있습니다. 어찌보자면 프로그램의 주인격(표현은 시청자가 주인이라고 하겠지만)인 편성측,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제작하고 방영했던 제작진측, 그리고 프로그램을 대표하며 자신의 역량으로 게스트를 이끌었던 출연자측으로 말이죠.


이들이 가진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은 진짜였으며, 그 결과가 지금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시즌2 체제 돌입, 제작진과 출연진이 뭉쳐 타 방송사에서 동일한 소재를 달리 다루는 프로그램 런칭으로 말이죠. 누가 잘했느냐, 못했느냐, 도덕적으로 올바르느냐 그르느냐에 대한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듯 합니다.


일례로 예능에서 이러한 일은 부지기수로 벌어집니다. 다른 프로그램의 주된 콘셉트를 차용하여 별개 프로그램으로 독립시킨 예는 mbc의 복면가왕이나 kbs의 불후의 명곡 등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고(kbs는 이걸로 욕 좀 많이 먹긴 했지만, 사실 서로가 서로에 영향을 짙게 주고 받죠.), 인기부족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자가 해당 콘셉트에 대해 미련을 가져 타 방송사에서 어느 정도의 일신후 다시 반복한 케이스도 있으며(유재석의 무한도전이나 이경규의 만물트럭, 정준하의 식신로드 등이 이 케이스죠.), 프로그램의 특정 콘셉트만 차용해 출연자까지 동일하게 하여 런칭시킨 예(무한도전의 추격전과 런닝맨의 레이스)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타 방송사의 출연자의 콘셉트를 차용하여 자 방송사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강화시키는 케이스도 많고요. (지니어스 시리즈의 은지원과 노홍철.)


이게 더 노골적이게 되면, 아예 이전 프로그램 내지 방송사를 비판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예전 90년대 심형래가 그랬듯, 2000년대 이경규가 그랬듯.(물론 이경규는 아주 순화시키고 돌려 말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리고 결국 mbc 대표 프로그램에서 서러움을 털어놓기까지 했죠.)


주간아이돌의 스핀오프격 프로그램인 형준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실제로 빅병 편은 에피소드 자체의 재미도 상당해서 적잖은 마니아를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기까지도 방영되었고, 3기에 대한 요청도 적잖았는데- 지금와선 아무래도 보기 힘든 일이 되어 버렸죠.


결국 원조논쟁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새롭게 하여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로선 주간아이돌 시즌2의 모습밖에 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주간아 시즌2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정형돈과 데프콘의 대표성은 주간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과 차별화하면서도 어떻게 아이돌을 다뤄야 할지에 대해 시즌2 제작진의 고민이 부족해 보입니다.


예컨데 유세윤은 2010년대 한 때 트렌드를 이끌며 뼈그맨 소리까지 들었으며, 라디오스타와 무릎팍도사 등에서 여러 성향의 게스트를 대하며 웃기고 울렸습니다만, 진행에서는 명백히 한계를 보이는 인물입니다. 편히 대하는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이 너무 극명하게 갈립니다. 더군다나 그 자신이 일종의 아이콘이었지, 절대로 트렌드를 이해하거나 이끌어내는 쪽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돌과도 솔직히 말해 궁합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아이돌에 대한 이해도도 솔직히 그렇게 뛰어난 진행자도 아니고요.


서브 mc로서 웃기는 쪽에 집중하라는 요구처럼 보이지만- 나이 40된 선배 개그맨이 앞에서 그러는 게 과연 이제 10대를 벗어난 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근 10년동안 그랬던 40대 아재였기에 삼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건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유세윤이 그렇게까지 편한 이미지는 또 아니지 않나요. 차라리 uv신드롬 당시의 콘셉트면 좀 다르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렇게 되면 또 정형돈 데프콘 콤비와의 차별점도 잡기가 힘들어지니...


이상민은 케이블 정보 프로그램에서 하던 걸 하고 있으니 솔직히 말해 프로그램에 대한 감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나름 신선한 캐릭터, "니들은 잘 몰라도 니들 회사 대표는 잘안다"를 내세웠지만- 막상 특별한 재미 포인트를 잡지도 못했을 뿐더러, 김희철이 비슷한 콘셉트를 일찍히 소화했던 바 있기도 합니다. 제일 미스캐스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정형돈 데프콘이 하차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래. 그 두 사람도 나이가 나이이니 함께 나이먹을 수 있는 더 젊은 감각의 진행자를 찾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당혹스러웠습니다. 주간아이돌의 주된 시청자를 어느 세대로 잡고 있는지 다소 의문이네요. 그렇다고 이상민이 프로그램명을 유지한 상태에서 시청자층을 넓힐 정도의 캐릭터와 인물이었나요? 이것도 전혀 아닌듯한데.


음악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돌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춘 김신영. 가장 호평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은. 막내에게 메인 mc 역할을 맡긴 게 독이 아닌가 싶은데요. 김신영식 진행은 행사 mc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나름 정제되고 특유의 콩트 캐릭터를 소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게 부각되는 건 동성의 출연진이 맞붙어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때(예컨데 송은이)라고 생각하고, 이 또한 젊은 세대의 감각과는 다소 괴리된 게 아닌가요. 오죽하면 출연자 이야기를 듣고 세바퀴하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3인에 대해서 공통적인 이야기인데- 최근 비슷한 규모의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도 단점이라면 단점일 겁니다. 사랑받고 익숙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바꾸어 말하자면 이 사람들이 얼마나 쌩뚱맞게 느껴지고, 또 뭘 할지에 대해서도 대략 감이 온다는 소리기도 합니다.


이들은 결국 주간아이돌을 진행하는 한 앞선 정형돈과 데프콘이 가장 잘 했던 시절과 끊임없이 비교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에게는 첫경험이었기에 미숙함과 어설픔도 용인되었지만, 이들은 이미 굳건한 팬덤을 갖춘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출발했기 때문에 더 강한 잣대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즌2 첫번째 에피소드 이후 아무래도 아쉬운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보다 방송의 변화는 적었고, 첫방 특유의 활기도 부족했으며, 무엇보다 재미도....


제작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즌2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일종의 힘자랑입니다. 우리가 지난 세월동안 방영하면서 이만큼의 출연자들이 첫번째 방송에도 얼굴을 비출 수 있을 정도다라는. 


의미는 알겠습니다만, 이건 출연진들간에 합이 맞았을 때 비로소 온전한 효과를 거둘 수 있거든요. 벌써부터 왜 저런 게임을 하느냐, 왜 저 출연진은 병풍이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좋은 신호는 아니죠. 그간 주간아이돌이 사랑받아왔던 데엔 다른 예능에선 별다른 매력을 못보이는 멤버가 여기서만큼은 활약한다는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니까요.


솔직히 말해 저 많은 출연진을 동시에 나오게 한 게 무슨 생각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형돈 데프콘 체제에서도 아이돌의 숫자를 저 정도로 늘렸을 때 고평가 받은 건 일부 특집 정도였지 않았나요. 진행자와 게스트의 뭘 믿고 첫회부터 저런 부담을 주었는지 솔직히 잘 이해가 안됐습니다. 아이돌은 아이돌대로 너 나와서 웃겨봐라는 모양새를 만들어버렸고, 진행자한테는 너는 잘 시켜봐라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부분은 자칫하면 진행자와 게스트의 방송이 아니라, 선배와 후배의 방송이 되어 버립니다. 솔직히 불편해진다고요.


차라리 모르니 모른다고 말하는 이들 앞에 특정한 선배 반대로 까마득한 후배가 나와서 요령을 가르치는 형식이 되었으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비교적 흔한 콘셉트말입니다. 이토록 혹평하는 이유는 첫방의 활기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시즌2 예능이 성공한 예는 실패한 예에 비해 찾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거기엔 제작진의 안일함 "프로그램 이름만, 포맷만, 출연진만 유지하면 시청자들이 그대로 따라올거다"이 작용한 경우가 많고요.





아이돌 룸에 대해서는 아직 방영하지 않았으니 평가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정형돈과 데프콘, 그리고 jtbc와 예능이라는 틀에 맞춰서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순 있을 겁니다.


이전부터 예능에서 좋은 평가를 거두어왔던 jtbc가 작년, 재작년부터 아이돌과 음원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욕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 정형돈과 데프콘이라는 인적 자원은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었겠죠. 이미 아이콘화될 정도로 성과를 거두었던 그들-새 시즌에서 3인 특유의 포즈는 애초에 정형돈이 제안하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죠-에게 아마 상당한 수준의 재량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정형돈은 비록 건강문제로 하차하긴 했지만 jtbc의 대표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를 크게 히트시켰던 메인mc였고요.


jtbc가 예능에서 좋은 평가를 거두었던 것에는 시청자의 피드백이 다른 방송사와 비교하여 이상하다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인데, 그것이 이번에도 반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처음이 부실해도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 거란 기대치가 크단 거죠. 정형돈 역시 비교적 유동적인 콘셉트에 익숙한 인물이고요. 주간아가 진행되면서 내부의 개편을 반복했음에도 쉽사리 윤보미, 정일훈 체제 이상의 궤도로 올려놓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어찌보자면 잠재적인 기대치는 더 크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몇 차례의 선례가 있었다곤 하지만, 동 출연자가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을 다른 방송사에서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따라올 수 있을 겁니다. 상도덕 이야기와 함께요. 물론 이것은 동시간대에 방영하는 경우에 주로 불거져왔고, 주간아의 정체성이 정형돈과 데프콘의 대표성과 합치하는 부분이 적잖기 때문이 큰 힘을 얻진 못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을 감안하고, 보다 명백한 차별화와 성공을 거두어야 할 부담이 있습니다.


주간아이돌은 단순히 출연 그만으로 끝이 아니라, 이후 다른 방송으로도 이어지는 콘셉트와 캐릭터를 잡아줍니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다른 프로그램에선 활약하기 힘든 멤버들의 색다른 매력도 보여주고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블랭핑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널리 알려진 이미지와 팬덤 내부에만 있는 이미지의 간극을 재미로 잘 소화시켜 보여주었죠. 그래서 주간아이돌이 오랜기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비교적 다루기 힘들고, 역풍도 심심찮게 부는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요.


강점은 역시 정형돈과 데프콘입니다. 이들이 아이돌과 쌓았던 프로그램 내외적인 재미와 콘셉트는 자연히 고스란히 아이돌룸으로 이전됩니다. 예컨데 주간아이돌에선 블랙핑크와 세번째 만남이라고 이야기할 순 있겠지만, 예전 정형돈이 했던 "두번 만났는데 이런 취급받는 애들은 니들이 처음이야"라는 이야기를 진행자의 입에서 하게 할 순 없습니다. 반면 정형돈은 어떤 프로그램에서 그들을 만나건 무리없이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X번 만났는데"라는 단서만 붙여서요. 데프콘 역시 본인이 음악을 하고 있는 강점을 그대로 살림과 동시에 주말 프라임 시간대 예능 출연자라는 콘셉트에 더해 연기까지 하고 있는 캐릭터를 십분 살릴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들의 대표성을 생각해보면 "이게 진짜 주간아이돌"이라는 기사 내용대로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약점은 "했던 거 또 하게?"라는 비판입니다. 주간아이돌은 비교적 한정된 세트와 게임을 통해 재미를 풀어가며, 그 공백을 두 진행자의 캐릭터로 채웠던 경향이 있습니다. 그 기간에 8년에 달하다보니 아무리 게스트가 바뀌더라도 어느 정도의 정형이 형성된 상황입니다. 물론 두 진행자의 캐릭터쇼와 아이돌의 캐릭터 잡기, 특유의 우악스러운 진행이 주는 재미는 아직까지도 유효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틀 아래, 새로운 포맷아래에서는 얼마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는지 이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의 내외적인 여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도 알 수 없고요.


또한 케이블과 종편이라는 방영 매체의 차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케이블이었기에 허용되었던 것이 있고, 종편이었기에 가능한 것이 있는데, 이 미묘한 차이가 프로그램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비록 정형돈이 종편에 익숙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막상 케이블에서 했던 걸 비슷하지만 차이나게 한다는 도전에 얼마나 익숙할지는 알 수가 없네요.


하얀 배경과 그 사이를 채운 천연색 글자. 그리고 아이돌룸의 자음만 딴 ㅇㅇㄷㄹ. 로고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순 없지만, 주간아이돌과 대동소이한 정체성으로 나아갈 듯합니다. 공백을 채우는 건 오직 캐릭터와 아이돌뿐. 그리고 특유의 젊은 감각을 잡기 위한 유행어를 적절히 가미한.


주간아이돌과 아이돌룸은 프로그램의 외주제작이 활성화되고, 출연자가 보다 제작에 주도적인 역할을 갖게 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출연자까지 겹치는 방식으로 타 방송사에 진출하는 경우는 강호동의 천생연분과 연애편지, 정준하의 식신원정대와 식신로드 정도가 떠오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며 콘셉트와 테마 그리고 출연진의 차용의 불분명함으로 인해 흐려지고 있는 추세고요. 결국 방송국 입장에선 다양한 능력을 지닌 다양한 진행자를 육성하고자 하는 생각을 한 편으론 가졌을 지 모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원조논쟁은 사실 크게 힘을 잃는 게 사실입니다. 이제 온갖 곳에서 별에 별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점점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제작측은 이 변화에 유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간아이돌 시즌2와 아이돌 룸의 분화의 가장 긍정적인 결말은 두 프로그램 모두 자기만의 재미를 형성하여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것일 테고요.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