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겨운 일입니다.


몇 년이야 진짜.


문자 그대로 십년이 정말 넘었네요.


그 시간 내내 연예인이 공인이라고 말하는 건 사전적으로도 법적으로도 틀렸다고 몇번을 이야기해오는데도 사전이나 판례에서는 매번 연예인은 공인이라며 자신의 의견으로 왜곡한 사실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제가 반박을 하여 상대방이 납득한 것처럼 겉으로는 굴지만, 자기 생각은 절대로 안고치는 거 같아요. 아니. 그럼 제가 말하는 사실을 고치려고 해서도 안되는 거 아닌가요. 정말 지칩니다. 지쳐.






문득 제가 왜 연예인 공인론에 대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느냐를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은 생전 라디오에서 연예인에 대해 사회가 가하는 부당한 압력에 대해 부당하다 이야기해왔습니다. 사실 그 자신의 진의와 상관없이 사회적인 아이콘으로 기능하기도 했던 그기에, 그는 그러한 사회적 압박에서 최소한 일반인만큼의 책임과 권한을 연예인이 가져야 한다 이야기했죠.


논리적으로 사실 틀린 게 없습니다.







노골적으로 말해볼까요?


국립국어원은 수십년째 연예인이 공인이냐에 대해 아니라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니들이 그렇게 쓰니까 반영할 수 있으면 해볼게" 소리를 십수년째 하고 있다고요. 제가 정말 깜짝 놀란 게 "어! 대놓고 연예인이라고 하지 않고 저명한 사람이라고 답변했네, 그럼 연예인은 공인일수도 있는 거 아냐?" 라고 반박하는 투의 어처구니 없는 위키의 글이었습니다. 정말 코웃음도 안나더군요. 연예인은 공인이냐는 질문 제목은 보지도 않나. 그리고 검색이 안된다고요? "교사 등과 같이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만 공인으로 보고" 이건 어디서 나온 걸까요. 정말 보고싶은 것만 보는 편협함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또 법이 인정했다더라. 이것도 참 할 말이 많습니다. "판례에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공인이라고 했잖아. 그럼 법원이 인정한 거 아냐?" 라고 말하는 것을 반박하는 것도 참... 오죽하면 걍 법대 가서 물어보라고까지 말했었죠. 하지만 그럴 정성이나 관심도 사실 없는 사람들이라 그러지도 않더군요. 거기에 사실이 있는데 말입니다.


법적 이론과 시스템에 대한 무지가 낳은 결과입니다. 일단 판사가 판례에 실으면 사회전체가 거기에 귀속되는지부터 살펴볼까요? 절대 아니죠. 그냥 여러 지표중 하나일 뿐입니다. 법조로만 한정해도 다른 법원이나 하급심도 구속못하는 게 판례입니다.


몇 번이고 언급했습니다. 우리나라 법은 대륙법계고 판례는 법원성이 없어, 법문과 같은 기속력도 없고(즉, 판례가 나왔어도 그와 대치되는 다른 판례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애초에 판례는 법조인들만 보는 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개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용어 자체가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판례가 문제의 정답지나 사전같은 게 절대로 아니라고. 법 관련 시험 때도 이론 다수설, 소수설, 판례 등을 나누어서 가르친다고, 판례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뀌는 거라고 니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무게가 없다고 몇 번을 말해도 관심이 없습니다.


공법과 사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처럼 공과 사는 법학의 중대한 갈래이며,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합니다. 그래서 법학은, 설사 이후 공인에 연예인이 포함된다는 국어사전이 나오더라도 절대로 연예인을 공인에 포함시키지는 않을 겁니다. 사실 법학 입장에선 이건 논쟁의 거리도 안되는 거라... 공무수탁사인 참조하시고. 애초에 교양 강좌 하나만 들어도 관심을 끌기위해서건 개념을 잡기 위해선 몇번이고 나오는 레퍼토리입니다.





솔직히 그 당시 신해철은 정말 부당하게 까였습니다.


그 자신이 모범을 보이는 어른이 되기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신해철이 틀린 말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비판받는 게 당연합니다만, 그게 아니잖아요. 그 자신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그러한 생각을 갖게 되었고, 어떤 생각을 갖고 그것을 주장하더라도, 그 말이 틀린 게 아니고 그걸 주장하는 방식이 부당한 게 아니라면, 그런 식으로 까여선 안됐죠.


그래서 반박했습니다.


법공부했으니까. 사전에서 찾아보니까 아니니까. 신해철 하는 말이 저 두 개념에선 틀린 게 아니라고. 근데 아무리해도 도돌이표더라고요.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 그 자신이 공인 어쩌고 이야기를 하던 때였고, 대중들도 학부모들도 환경이나 자식을 탓하기보단 눈에 띄는 연예인을 탓하는 게 편하던 때였던 걸 감안해도 말입니다. 웃기죠? 서태지가 은퇴하고 복귀하고 결혼하고 이혼하고 다시 결혼해서 아이들이 더 타락했나요?


그때부터였습니다. 연예인이 공인 어쩌고 하면 민감하게 반응했던 게.






서브컬쳐를 다룬 양대 위키-엔하와 나무위키에서 에서 공인과 관련해서 정말 수정을 하고 토론을 했습니다. 제 수정이 관철되곤 했습니다만 다시 복구되어 버리더군요. 차단된 사람도 있었지만, 태반은 그냥 못알아듣겠다고 삭제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왜냐고 물어보면 "판례에 나오잖아요. 연예인이라고 언급은 안하잖아요?"라는 끊임없는 도돌이표의 연속이었습니다. 위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들은 위 개념을 깨치는 것보단 평소대로 연예인 탓하는 자신의 태도를 유지하는 게 편했으니까요. 그 중 정말 드물게 제가 이야기한 책을 읽어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자기 뜻대로 왜곡해서 읽더라고요.


솔직히 정말 질렸습니다.


아니, 10년이 넘었다니까요.





물론 시간은 저의 편입니다. 


그 동안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인지, 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이라는 것이 이전에 비할바 되지 못하게 된 것인지, 정치사회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과, 박근혜 게이트를 거치며 공인인 박근혜와 사인인 최순실과 대비되는 두 사람의 상황으로 인해 '공인과 사인'의 차이가 무엇인지 사람들이 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웃긴 게 자연인 박근혜와 공직자 박근혜라는 예도 있었습니다)


예전엔 연예인이 공인 아니면 뭔데! 라는 반박만이 이어졌던 것에 비해, 이젠 정말 연예인이 공인이면 XX도 공인이냐는 반박이 이어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