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에서는


용사의 링을 되찾은 헤포이는 배틀 캐슬을 깨울 준비를 합니다.





 캐슬과의 싸움


RPG전설 헤포이의 세계는 마법과 과학이 기묘한 형태로 결합되어 있는 세계입니다. 당연히 검과 마법으로 적과 맞서 싸우지만 화포나 자동차같은 것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그것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그 누가 뭐라해도 거대한 로봇의 활약이겠죠.



마신영웅전 와타루, 그랑죠같은 판타지 메카닉물이 커다란 인기를 끌어 이러한 소재를 차용한 여러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마법과 과학을 병존시키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일이지만 여러 요소를 녹여내어도 위화감을 줄일 수 있다는 데에서 커다란 강점을 가집니다. 특히 모험물과 같은 장르에선 다양한 판타지 세계를 묘사하면서도 일종의 편의적 장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구성하는데서도 일정부분 유리합니다.


헤포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 헤포이의 경우는 로봇을 직접 조종하면서 로봇과의 일체감을 강조하는 방식의 작품은 아닙니다.



되려 헤포이의 액션에 로봇들이 맞추는 상황에 가깝습니다. 즉, 어디까지나 RPG전설 헤포이에서는 메카닉 액션이 부이며, 인물들의 액션이 주인 상황입니다. 판타지 메카닉물에 한없이 가까우면서도 결코 이 작품이 메카닉으로만 분류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연유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의 플랜트(plant)캐슬의 등장은 여러모로 이채로운 일입니다. 이전에 적으로 등장했던 고스트 캐슬은 거대한 낫을 휘두르는 마법사형 메카였고, 그에 맞서 싸우는 드래곤 캐슬은 기사형 메카였습니다. 그 반면 이번의 플랜트캐슬은 기계적인 이미지의- 어떠한 의미에선 정통적인 의미의 로봇에 해당합니다. 그는 땅에서 영양을 빨아들여 다크헤포리스를 생성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네 공장과 똑같은 셈이죠.


마법적 요소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기계적 요소가 훨씬 강한 축에 드는 적이 등장한 것입니다. 이는 통적인 메카닉 액션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중전기 엘가임이나 성전사 단바인은 판타지 메카닉 장르에 해당했지만, 마법적인 요소는 이전의 작품들에 비하면 이채로운 편으로 녹여내었었습니다.



RPG전설 헤포이는 특유의 범용성으로 인해 새로움이 즉각적으로 강점으로 작용되는 작품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특한 개성의 캐슬을 내세워 그만의 액션을 선보인다면, 훌륭히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규모를 키워갈 수 있는 일에 해당할 것입니다. 비록 디노 캐슬과의 전투는 단순한 수수께기 문답으로 끝이났지만, 메카닉의 다양화를 통해 광범위한 메카닉 액션을 보여줄 수 있으니,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될 요소인 듯 합니다.




 라이벌


헤포이와 류트의 역할을 게임으로 치환하면 전사로 포지션이 겹칩니다. 물론 RPG전설 헤포이는 액션이 주가 되는 작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양자는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헤포이가 주인공인 만큼 류트의 분량은 일정부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헤포이는 어떠한 의미에선 완성형 주인공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그는 때론 어리석지만 기본적으로 착하고 순수하며 성실합니다. 흔히 생각하는 용사의 전형적인 마음 씀슴이를 보여주죠. 그렇기에 그는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용사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기에 류트가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은 더 더욱 제한되죠.



류트는 기본적으로 강하며, 일국을 지배하는 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계를 구원할 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는 아니죠. 자칭 용사라 이야기하고 다닙니다만, 실제로 용사의 검에 선택받은 헤포이에 비하면 인정받지는 못하는 편이죠.


실질적으로 헤포이가 용사의 마음을 갖췄다면, 류트는 용사의 외적인 면모를 갖춘 셈입니다. 이상적인 용사를 반분하여 나뉘어진 반쪽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류트에겐 있는 것입니다. 필연적으로 헤포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류트는 헤포이와는 때론 반목하고, 때론 협력하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야말로 라이벌인 셈이죠.



라이벌은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훌륭한 동력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립과 협력을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는 이러한 관계도는 이야기에 보다 몰입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죠. 훌륭한 주인공 곁에는 훌륭한 라이벌과 악역이 있다는 말은 결코 허튼 것이 아닙니다.


헤포이에게 있어 류트는 용사로서의 반신임과 동시에, 라이벌이기도 합니다. 헤포이가 갖추지 못한 잘난 겉모습이나 화려한 사회적 지위는 류트의 존재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류트가 가지지 못한 용사로서의 마음가짐을 부각시킵니다. 양자는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존재임과 동시에, 서로가 서로를 부각시키는 존재이기도 한 것입니다.



물론 양자의 이러한 협력은 이야기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축이 됩니다.


물론 헤포이에 대해 가지는 류트의 질투심, 용사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울분과 그에 의한 헤포이에 대한 원망은 제대로 부각되지는 못합니다. 연령상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은 때론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상황을 야기시키기도 합니다.


이 두 사람의 라이벌 관계가 얼마나 더 공고해질 수 있는지, 어쩌면 너무나 사소한 계기로 틀어질지는 아직은 모르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우정이다! 라고 답하는 헤포이의 성격상 그런 일은 일어나지를 않겠죠.




 마무리


류트와 헤포이의 리더 경쟁은 실상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헤포이 일행에는 리더가 필요하지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양자의 모습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선택지를 고를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어 줍니다.


실제로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헤포이나 류트 모두 서로에게 지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행동을 취하는 양자지만 그렇게 행동하는 사유나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류트는 리더가 되기 위해 용사로 불리는 헤포이에게 지려 하지 않아 합니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헤포이를 대상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헤포이는 무작정 자신을 이기려 드는 류트에게 반발하는 것 뿐, 류트 그 자체에겐 부정적인 생각을 품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양자의 생활환경의 차이에서 기인할 겁니다. 왕자로 생활한 기간은 짧지만 엄연히 하나의 나라를 다스리는 류트이기에, 자신의 의사대로 따르지 않고, 더 나아가 자신보다도 존귀한 존재로 대우받는 헤포이가 곱게 보이지는 않겠죠. 더군다나 중요한 순간마다 자신을 구하고, 자신이 탐내던 리더 자리도 서슴없이 내던지는 헤포이의 모습은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노골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요소이니까요.


물론 시청자의 연령대를 생각해보면 양자의 이러한 경쟁과 대립은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려납니다. 결국 갈등을 심도 깊게 다루지는 못하죠.


하지만 헤포이와의 다양한 접점을 마련한 류트는 캐릭터로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고, 양자의 협력은 간간지라는 강자를 물리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딥니다. 이들이 펼쳐나갈 수 있는 이야기는 아직도 많다는 반증이겠죠.


<ⓒ スタジオぎゃろっぷRPG伝説ヘポイ, 1990>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