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이야기2013/09/27 07:00


 포켓몬스터의 새로운 시작


6세대 포켓몬스터XY의 발매가 2주 뒤로 다가왔군요. 여전히 포켓몬스터의 발매는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끄는 일입니다만 저 자신은 포켓몬스터라는 콘텐츠 자체가 이전만은 못하게 여겨지기에 소프트와 게임기를 두 개씩 사는 열정은 더 이상 가지지 못하겠습니다. 3DS의 국가코드가 마음에 안드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는 듀얼스크린 자체가 마음에 안들거든요.


사실 포켓몬스터는 오늘 날의 DLC만큼이나 소비자를 약올리는 상술을 부린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구매한 게임 하나로는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만들어 동일한 콘텐츠 속 소소한 요소를 달리하여 두배의 이익을 거두었거든요. 하지만 바꾸어 말하자면, 이렇게 노골적인 상술조차 무시할 정도로 포켓몬스터의 인기는 대단했다는 소리가 됩니다.


 블랙화이트까지 구매했지만 블화2부터는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전설의 포켓몬으로 취급되는 게노세크트는 오직 게임 외적인 배포를 통해서만 손에 넣을 수 있는데- 솔직히 그건 뮤만으로 충분하거든요. 극장가서 배포를 받는 것도, 업체에 가서 배포를 받는 것도 싫습니다. 자연히 모든 포켓몬을 모을 수 없는 시리즈가 된 만큼 그 매력도 감소하더군요.


이미 몇차례 밝힌 바 있지만 저는 포켓몬스터 게임을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하기 전 이미 접한 바 있었습니다. 이미 알음알음 휴대용 게임기를 이용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게임이었거든요. 제가 최초로 접한 것은 포켓몬스터 블루 북미판 버전이었습니다. 아직도 상트안느호에서 비전머신01 풀베기를 얻지못해 헤맸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그 게임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모두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포켓몬스터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큰 붐을 일으킨 것은 SBS에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 인기는 포켓몬스터를 수입했던 대원이 발행했던 어린이 만화 잡지 팡팡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팡팡은 포켓몬스터 대백과, 포켓몬스터 스폐셜, 포켓몬스터 전격피카츄, 포켓몬스터 금은골든보이, 만화 포켓몬스터 등의 만화를 발매하며 중흥기를 맞이하였습니다. 비단 만화 뿐 만이 아니라 포켓몬스터 빵과 포켓몬스터 그림책 등으로도 번져 나갔죠. 아직 블로그나 카페등이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이었음에도 포켓몬스터 팬 페이지가 인터넷에 수두룩하게 쏟아지던 때였습니다. 


 

 포켓몬스터 만화에 대해 논함에 있어 국내에 최초로 연재된 만화 포켓몬스터인 포켓몬스터 전격 피카츄, 지금까지도 국내에 정발되고 있는 포켓몬스터 스폐셜, 그리고 최초의 만화 포켓몬스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비록 전격피카츄는 날림엔딩으로 끝을 맞이했고, 만화포켓몬스터는 어느 시점이 되면서 국내에 정발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은 당시의 포켓몬스터가 얼마나 영향력있는 콘텐츠인지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포켓몬스터의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문화산업이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믹스의 예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본래의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동시에 그와 관련한 독립된 미디어 믹스를 제작하여 서로의 홍보를 겸하고 보다 커다란 상업적 성과를 거두도록 한 것이죠. 실제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은 96년 처음 포켓몬스터 게임이 발매된 이래로 지금까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다른 배경과 다른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포켓몬스터 게임과는 달리,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언제나 한지우/사토시サトシ /애쉬Ash를 내세웠습니다. 이는 포켓몬스터가 디지몬의 애니메이션에 있어 우위에 설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장기방영 작품으로 접어들면서 필연적인 설정붕괴를 일으키고야 맙니다. 시청자는 성장하는데 방영연령은 이전과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자 새로운 시청자를 위해 내용을 편의대로 고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이야기는 크게 설득력을 잃게 되어 버렸죠.


이러한 사건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점은 애니메이션 방영만 10년에 접어든 작품의 주인공, 추정 레벨만 80이상인 피카츄의 주인 지우가 볼던지는 법도 까먹어서 초보 트레이너에게 깨지고 다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쯤되면 신규 시청자들을 위해서한 제작진의 배려라 옹호하기가 무색해질 정도죠.


 실제로 현재 포켓몬스터의 지우/레드의 이미지를 확립한 캐릭터는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게임 내 주인공 캐릭터인 레드, 다른 하나는 만화 포켓몬스터스폐셜의 레드, 그리고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인공 사토시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관록이 붙어 하나의 상징이 되어 가는 다른 두 매체의 주인공과 달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지우/사토시는 늘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하여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죠. 아니, 어쩌면 뒷걸음질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성장이 중요하기에 성장하지 못하는 스파이더맨의 피터 파커처럼, 포켓몬스터에 있어 성장과 만남과 헤어짐이 중요하다보니 지우 역시 전혀 성장하지 못한 것입니다. 문제는 시즌별로 다른 이야기 취급하는 미국의 코믹스쪽과는 달리 포켓몬스터는 일련의 시리즈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원작과 충분한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미디어믹스는 시청자들을 점점 지치게 하였습니다. 실제로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는 게임 본편인 블랙화이트의 고평가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고야 말았죠.


그래서였을까요? 오랜만에 본편으로 회귀할 것을 밝힌 가장 포켓몬스터다운 포켓몬스터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디어 믹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콘텐츠는 거대한 성공을 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기대한 만큼의 만족을 주곤 합니다. 포켓몬스터 오리진은 그림체에서부터 캐릭터들의 행동까지 최초의 콘셉트를 충실히 소화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늦잠자는 바람에 대신 받게 된 피카츄도 안나올 수도 있고, 파이리와 꼬부기 등쌀에 밀려 버린 이상해씨도 안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기가 되는 군요. 사실 이전의 옐로우버전은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의 히트로 나온 보너스적 게임이었다고 합니다.


포켓몬스터 THE ORIGIN은 거창한 시리즈가 아닙니다. 러닝타임 2시간 정도의 애니메이션으로, 이후 크게는 5번이나 추가된 세계가 아니라 최초의 게임 본편만을 충실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를 공표했죠. 포켓몬스터의 또다른 핵이라 할 수 있는 포켓몬도 600여마리가 아닌 150여마리에 불과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포켓몬스터 적·녹을 즐겨준 모두에게(ポケットモンスター 赤・緑を遊んだみんな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 듯 일종의 팬서비스이 성향이 강합니다. 새로운 포켓몬스터 게임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제작 및 방영되기엔 현 미디어 믹스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작품에 해당하죠.


하지만 오랜 기간 이어져오며 노쇠한 콘텐츠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기존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이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장기간 방영되며 기존 이야기의 설정을 무너뜨리는 여러 무리수가 반복되다보니 시청자들에겐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게임 본편을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THE ORIGIN이 담당하게 되었고요.


 여러모로 과장되었던 이전의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전투 연출과는 달리 토닥토닥 치고 받는 다는 인상입니다. 물론 러닝타임2시간 정도의 분량이니 진화전 개체의 전투를 너무 박력있게 묘사할 수는 없었겠죠.


이 기회에 이후의 시리즈까지 게임판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는데- 과연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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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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