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아주 뒤늦은 후기입니다.


개편을 즈음해서는 부캐릭터들을 고던 뺑뺑이 돌리느라, 개편 이후엔 그 반동으로 나가떨어져 있느라 사실 블로그에도 잘 접속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던파의 줄기가 뒤바뀌는 대격변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포스트를 남기지 못했네요.


거두절미하고, 환영할만한 업데이트였습니다. 기존 고대던전과 이계던전의 문제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개선하려한 어주 적극적인 움직임이었거든요. 물론 이후 던파 내 경제 시스템이 크게 변화하며 이로 인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만, 이 또한 최소한의 타격으로 줄이려는 것이 눈에 보였으니까요. 후속조치가 계속해서 지속되어야 한다고 보여지긴 합니다만. 


여하튼 두번째 문단에서 저는 이 차원의 틈 도입을 대격변이라고 칭했습니다. 사실 현 던파의 메인 콘텐츠는 레이드이며, 이 레이드에 진입케 하기 위해 레이드라는 개념과 상충하는 싱글 레이드까지 도입된 상황입니다. 레이드 시스템의 상위로 이른 바 마수던전이라는 게 나왔지만, 어쨌든 던파의 중심은 레이드이고, 그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하위파밍의 구조가 뒤바뀌는 것은 그렇게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여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루크 레이드는 차치하고서라도) 안톤 레이드가 가진 허들의 인식의 벽이 실질적인 성능의 벽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이 상황은 도저히 시스템적인 개선과 캐릭터의 성능과 역할 분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예 진입하는 캐릭터의 절대적인 숫자를 늘려버려서 레이드의 진입구조 자체를 뒤바꾸어 버리거나, 반대로 에컨이라는 준에픽급의 성능을 가진 장비로 파밍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아예 오버 스펙을 가볍게 달성토록 하여 인식의 벽을 깨도록 만들어 주는 것을 해결책으로 들 수 있겠죠. 문제는 전자의 경우 제한된 버퍼의 숫자 및 진입 캐릭터의 숫자의 제한, 그리고 특정 역할 외엔 아무런 파티기여가 없는 시너지 직업군의 창궐을 낳을 우려가 있으며 이는 이미 던파의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사항입니다. 더군다나 던파는 콘텐츠 소모 속도를 늦추기 위해 안톤레이드의 보상과 참여기회를 제한하기까지 했었으니까요. 후자 쪽은 그 에컨을 파밍하기 위해서 이른 바 퀘전더리를 파밍해야 한다는 이중계단의 구조로 인해 실체감 기간이 두 배가 되어 버린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거기다... 크로니클 아이템까지...


크로니클 아이템으로 전문적으로 파밍해야 하는 던전이 있고, 퀘전더리로 전문적으로 파밍해야 하는 던전이 있고, 에컨더리로 전문적으로 파밍해야 하는 던전이 있으며, 에픽으로 전문적으로 파밍해야 하는 던전이 각각 있었다면야 이러한 기나긴 파밍과정을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만, 현실은 상하로 완전히 분리된 이른 바 계단식 구성이기 때문에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습니다. 결국은 에픽인데- 그 에픽으로 가는 과정만 분화시킨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는거니까요.


그런데 이 차원의 틈 도입은 레이드 진입을 위한 허들 셋 중 둘을 사실상 성장을 위한 시나리오 던전 수준으로 낮추며 포함시켰습니다. 파밍루트를 최소화한 것이죠. 이전처럼 시나리오-이계-고던-에컨이라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레이드에 진입할 수 있도록 파밍구조를 단순화시킨 겁니다. 결과만을 놓고 이야기하자면 이전 이계 난이도2 정도되는 체감 난이도 던전을 하루 5회 도는 것만으로, 크로니클 장비는 물론 퀘전더리까지, 이전 고대 던전의 입장료의 반 정도를 지불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에컨을 위해선 한달반이라는 시간을 요구하지만, 엄연히 레이드에서도 통용되는 퀘전더리가 가진 성능을 생각해본다면 획기적인 변화라고밖에 볼 수가 없죠. 레이드에 진입케 하기 위한 제작진의 중대과제를 이런 식으로 해결할 줄이야.


실제로 이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지적했던 바 있고, 저는 캐릭터의 성장은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난이도를 낮추고, 이계에서는 이계 아이템 업그레이드까지 가능하도록, 고던은 퀘전더리 외에 독특한 고던 특산물을 통해 유틸이 에픽을 따라가도록, 에컨은 딜이 에픽을 따라가도록 구조를 변경할 거라 생각했었습니다만, 아예 절대치를 줄여버렸습니다.


지금의 던파의 세력구도에 바칼이 기여한 바를 생각한다면, 그 무게감은 남다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모험가는, 바칼이 깔아둔 길을 쫓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스토리에 이렇게 중대하게 다뤄져야 하는데, 이 부분이 꼬여버렸었으니....


차원의 틈은 크게 세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스토리상의 흐름을 정돈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대전이나 오리진, 시나리오 던전의 도입 등 던파는 시나리오를 보다 유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업데이트를 해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발목을 잡은 것이 바로 이 이계 던전과 고대던전이었죠. 이 던전들에선 던파의 세계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사도가 등장했거든요. 자연스럽게 최고 난이도를 가진 던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몇 차례 만렙이 확장된 이후에도 이어졌죠. 자연스레 이들의 진입은 만렙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에 도다한 후 입장하는 것이 수순이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죠. 입장 레벨이 활동 레벨과 만렙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플레이어의 동선과 시나리오의 흐름이 어긋난 것이죠. 더 큰 문제는 이후 등장한 일반던전이 시나리오상 최후반부에 위치하다보니 시나리오 자체가 꼬여 버립니다. 일례로 시간의 문 던전에서 조우하는 바칼에 대해 항변하는 모험가는 엄연히 이계에서 바칼을 만난 이후의 시점을 전제하고 있었지만, 현실은 70중반의 레벨 캐릭터는 이계에서 천덕꾸러기로 찔러보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계 졸업은 꿈도 못꾸고, 솔플로는 클리어는 커녕 입장조차 불가능한 던전을, 이미 통과했다고 전제를 하니 시나리오 자체에 문제가 발생해 버리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현대에 벌어지는 카르텔과의 대립을 편의를 위해 고대던전으로 묶는 바람에 시나리오 진행도 캐릭터 형성도 이도저도 성공하지 못한 상황도 있습니다.


이것은 던파 특유의 고질병이었습니다. 시나리오 진행을 위한 던전과, 아이템 파밍을 위한 던전을 분리시켜놨으면서도, 시나리오의 중대한 이벤트- 심지어는 성장의 중요한 이벤트를 저 파밍던전에 위치시켜 버렸습니다. 예전 1차 각성의 고대던전이 그러했고, 안톤 레이드 출시 이후의 레이드 역시 그러했습니다. 안톤은 구경도 못했는데 마계 초입에 돌입하는 이상한 상황이 된 것이죠. 결국 중요한 시나리오는 패스하고 다른 일반 던전을 뺑뺑이 돌아 레벨업 한 후 플레이하거나, 맨 땅에 헤딩을 몇번씩 반복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쩔을 받거나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별론으로 그 시절 던파는 대체 쩔을 장려한 건지, 지양하려 한 건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발컨지수로 패널티를 줬지만, 정작 쩔이 아니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했으니.) 그 무엇하나 자기가 직접 플레이해보고자 하는 초보 플레이어의 지향점에는 부합하는 것이 아니었죠.


이번 차원의 틈 도입은 던파의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단 시나리오상 꼬이는 사도 설정을 차원의 틈으로 해소했고, 유령열차 등 외전적 성향이 강했던 던전들은 시나리오 던전에 등장하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이후 레이드로 예상되는 시로코와 관련된 비명굴은 완전히 삭제처리 되었고요.


시나리오 중 시로코의 실종은 여러모로 상징적인 일입니다. 시로코는 세계관 내 역사로 작용할 정도로 죽음으로 인해 영향을 끼친 캐릭터거든요. 이 시로코와의 잔재와의 결전을 어떠한 시점으로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두번째는 성장선에 부합하는 파밍루트 형성입니다. 이계나 고대던전이 최고 난이도이던 시절, 이들은 그에 따른 파밍 장비를 내놓았습니다. 아예 게임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만한 크로니클 아이템이나, 에픽과도 비견되는 고던산 유니크 아이템이 있었고, 자연스레 이들의 진입 레벨은 최후반부로 밀렸습니다. 이것은 이른 바 퀘전더리가 등장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문제는 이후 던파의 변화입니다. 던파는 일반 던전을 반복해서 도는 것을 지양토록 하고, 레벨업을 쉽게 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던전의 난이도를 점차적으로 낮추다 이윽고 시나리오 던전까지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파밍던전인 이계와 고던은 피해갔는데, 문제는 이후 출시되는 최고 레벨대의 시나리오 던전이 크로니클은 커녕 고대던전 아이템을 맞춰야 수월하게 돌 수 있는 수준으로 출시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퀘전더리가 어느 정도 보편화된 시점이었으니, 그들을 대상으로 난이도를 책정한 것이죠.


이것이 패착이었습니다. 이미 파밍을 끝낸 캐릭터를 기준으로 시나리오 던전의 난이도를 구성하였기에, 순수하게 시나리오만 따라온 신규 유저나 부캐릭터는 일정 시점에서 커다란 난이도라는 절벽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본격적인 파밍은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말이죠. 결과적으로 시나리오 던전을 파티로 클리어할 수 있도록 바뀌거나 다른 파티원의 퀘스트 클리어 경험치를 공유하는 식이 되었습니다만, 본질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습니다. 만렙이 50렙인 시절이건, 70렙인 시절이건 시나리오 던전과 파밍던전이 구분되고 비교되는 한, 성장을 위한 난이도는 일관되는 것이 보다 나으니까요.


이번 차원의 틈은, 기존의 던파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랍게도, 일반 던전을 쉽게하여 다음 계단으로 진입하는 것을 쉽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음 계단의 숫자와 난이도를 크게 줄이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고대던전과 이계던전이 하나가 된 데다, 구매 아이템도 통합했기에 훨씬 유연한 플레이가 가능해졌죠. 거기다 피로도도 들지 않으며, 이전에 비해 입장료도 크게 줄기까지 했으니까요.


예컨데 카르텔 사령부 던전의 경우, 속성과 버프건 딜링이건 세팅에서 자유로운 서녘셋을 주다보니 다양한 직업군이 찾았었습니다만, 그 외의 던전은 전혀 그러하지 못했죠. 차순으로 사랑받은 노페와도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마지막은 특정 던전에 특정 직업이 편중된 현상이 해소되었다는 겁니다. 단순히 랜덤 입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왕의 유적에는 다른 던전에선 보기 힘든 버퍼 캐릭터인 세라핌만 넷이 모여 비틀며 플레이하고, 빙결사는 다른 던전은 구경도 못하고 오직 유령열차만 뺑뺑이 돌고, 유틸은 있는데 딜은 부족한 캐릭터들은 비명굴과 빌마만 왔다 갔다 합니다. 다단히트 캐릭터는 불리한 던전인 노페에서 주는 아이템이 정작 다단히트 캐릭터에게 유용한 그라시아라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고요. 백미는 상변 캐릭터인 주제에 안티 상변 던전인 레쉬폰을 돌아야 했고, 같이 도는 파티원도 없는 스트리트 파이터 직업군이었습니다. 에픽 세팅이 된 캐릭터조차 특정 소비 아이템이 없다면 난이도를 1로 돈다고 말했던 바로 그 던전 말입니다.


이처럼 고대던전은 파밍의 구조와 보상, 목적이 기묘하게 뒤틀려 있었습니다. 콘셉트도 아닌, 철저히 특정 직업을 저격한 심사로 인해서 말이죠. 고대던전은 역할을 나누어 파티플레이를 한다는 기본적인 개념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그런 이상한 던전이었습니다. 당장 저만해도 개편 일주일 전 스파 캐릭터로 레쉬폰을 처음으로 돌아봤을 정도였으니까요. 너무 오래되어 인식하진 못했지만, 퀘전더리가 애초 레이드를 위해 나온 아이템이었음을 감안한다면, 고대던전의 허들은 이상하리 만치 높았습니다. 에컨진입을 위한 장비로 격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1/5~1/4 토막난 황금큐브조각의 가격. 제가 쓸 황큐 모으며 찬찬히 팔아왔는데 타격이 큽니다. 황큐만 2~3만개가 있었는데 말이죠.


여하튼 차원의 틈은 상당히 만족할만한 시도였습니다. 부캐들이 퀘전더리를 맞추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고요.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계와 고던을 통해 피로도나 적정던전 이벤트를 수행했었는데, 이젠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황금큐브 조각이나 여러 전문직업의 부산물의 활용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계나 고던의 카드, 특산물을 어떠한 방식으로 물량을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후속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좀 더 깔끔하게 마무리한다면, 시나리오 던전 도입 이후 가장 호평받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본론부터 꺼내자면


승입니다.


두 말이 필요가 없네요. 개편 이후 처음으로 개봉한 항아리에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제가 레인저를 처음 시작할 땐 너무 약해서 이계에서도 비웃음받는, 그런 직업군이었습니다.


레인저.


이 직업군은 던파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 단테의 영향을 짙게 받은 스타일리쉬 직업군으로, 특유의 투박한 구조마저도 매력으로 승화시킨 캐릭터입니다. 그만큼 사람 손을 많이 타는 직업군이고, 구조상 많은 투자를 요구하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오늘 날 초고강 무기의 역사를 논할 때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리볼버이기도 하죠.


저는 손이 그렇게 빠르지 않은 편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커맨더 무기에는 고개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커맨더 무기를 헬에서 얻었는데 못쓴다면서 갈아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정도는 아니긴 하고, 실제로 검신(발뭉)과 스핏파이어(로오레)를 쓰고 있긴 합니다만- 레인저로 또 하나씩 익히라는 건 너무 짜증나는 일이니까요. 아무리 패널티가 완화됐기로서니... (개인적으로 커맨더 무기 난이도는 도적>>>>>거너>웨펀마스터 순이라고 봅니다. 그렇잖아도 도적 직업군엔 정도 잘 안가는데, 로그나 섀댄엔 진짜 떠도 못 쓸 듯...)


결국 제가 주목한 것은 실버 불렛이었습니다. 실제로 정가 시스템 업데이트 이후 처음으로 노렸던 에픽이기도 하고요. ...실패하고 총열개조 웨블리마크에 만족했습니다만. 성능은 나사가 빠졌다는 평가를 듣긴 해도 그래도 85제 에픽이고, 그래도 노패널티 아이템이니까요.


...라고 생각했는데, 골드럭스가 떴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따져봐도 명백히 승이고, 최악의 경우 커맨더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생각하며 커맨드 트리까지 구상하고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레인저 캐릭터도 등급은 에픽인 장비가 여기저기 있어서 나름대로 괜찮은 효율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네요. 더군다나 특유의 전용 이펙트까지 있는 무기이니 더 좋을 수 없네요.


여지껏 비탄의 탑 항아리를 총 9개 깠고, 그 중에 90제 무기가 세 번 나왔습니다. 80제 무기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요. 그러한 측면에선 나름대로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만,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기준을 살짝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젠 80제 에픽 아이템이 나오지 않고, 85제 무기는 어느 사이엔가 90제 레전무기와 비교가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앞으로 85제 무기는 패로 놓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진정한


웨펀마스터는 사실 검성이 아니라 버서커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광검까지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여러 마스터리와 퍼뎀캐라는 특성 때문에 웨펀마스터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는 광검 혹은 대검으로 국한되었던 반면(심지어는 광검이 뜰 때 대검은 지고, 대검이 뜰 때 광검이 지는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고뎀캐인데다 공이속 버프를 가진 버서커는 광검 빼고는 다 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실제로 버서커는 특유의 패널티를 안고도 오랜 시간 인기 직업군에 속해왔었고, 딜말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퓨어딜러 캐릭터와 달리 여러 홀딩스킬과 설치형 스킬, 회복스킬까지 가졌던 직업군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사실 버서커가 아니라 혈법사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요.


뭐 거두절미. 버서커로 비탄의 탑의 꼭대기에 올라 항아리를 깠습니다. 보시다시피 개편전이기 때문에 개봉비용은 1000만골드입니다.


뒤 npc의 분장을 보면 아시겠지만, 대충 작년 말에 찍은 겁니다. 이제서야 올리네요.


결과는 미스릴테인. 그냥 그랬습니다. 이 아이템도 예전엔 최종급으로 꼽히곤 했던 아이템이고, 지금도 평가 자체는 그렇게까지 나쁜 아이템은 아니지만 뭐...


사실 화속강 세팅이고, 재련도 되어 있어서 염화도를 쓸 뿐 85제 무기 자체는 양검이 있는 상황입니다. 하물며 이쪽도 쿨타임 때문에 안 쓸 뿐 재련까지 되어 있어서... 그렇기에 귀걸이를 깠어야 했던 게 사실 이치에 맞는 상황이었죠. 문제는 나름대로 (등급만) 에픽(인 아이템)을 두른 캐릭터라 기대이하의 귀걸이 항아리를 까는 게 영 마뜩치 않더라고요. 마음만 먹으면 뭔 세팅을 해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캐릭터인데 기껏해야 레전 귀걸이 그것도 심지어는 에컨 귀걸이와 자웅을 겨뤄야 하는 것이 나올 정도의 위험부담을 안은? 차라리 그럴 바엔 90제 에픽 무기를 노리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화속 세팅을 갈지 않아도 되는 성검과 무게추로 자연스럽게 좁혀지는데, 대검쪽은 양검이 있으니 확률이 1/3 이상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답은 둔기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실제로 둔기 관련 에픽은 없는 상황이었고, 양얼의 나뭇가지가 나오더라도 최소한 노가다에는 잘 써먹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는...


아직 개편 이전이었기 때문에 80제 에픽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고, 없던 무기를 먹었으니 결과만을 놓고보자면 '무' 입니다만, 무한히 '패'에 가까운 무였습니다.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사실


지난 번 오리진 때, 저는 거너의 외전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식 직업군으로 출시되더군요. 의외라면 의외인 일이었습니다. 겐트 항쟁의 이야기가 아직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스토리 진행을 겸하는 정식 캐릭터가 또 출시된다니. 아무리 천계인이라는 설정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거기다 메인 무기가 또 '검'인데다, 거너 계열 캐릭터가 사실상 8개인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또 '총'이 콘셉트인 캐릭터가 나온다니요.


확실히 중후한 맛이 있는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던파 정도니까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이후 신 캐릭터를 연착륙시키려는 게임 내외적인 시도가 무색한, 기존 스토리와 설정에 충돌하는 요소들이 부각되었습니다. 일례로 검은 악몽과 힐더, 엔조 시포와 천계의 관계, 그리고 기존 천계에서의 시간의 흐름상 전혀 엉뚱한 위치에 있는 특정 캐릭터 등등이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검은 악몽과 힐더를 들지 않을 수가 없네요. 루크와 힐더의 관계를 제대로 조명하긴 했었나요.


더군다나 이전의 마창사나 엘븐나이트 등과 달리, 세련되게 게임 외적으로, 그리고 게임 내적으로 신직업군을 해당 세계관에 녹여내려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특정 npc와의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세계관에 투입시킨 거죠. 비록 여기저기 구멍은 많았지만, 직업군 출시 때문에 대표가 사과까지 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러스트가 공개된 이후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어찌보자면 기존 거너 캐릭터들이 만족시켜주지 못하던 서부의 고독한, 중후한 건맨 캐릭터를 떠올리게 했거든요. 그리고 굳이 총검사에 이질감을 느낄 정도로 던파의 세계관이 탄력성이 없지도 않고요.출시 이후 바로 플레이를 시작했고, 요원은 바로 만렙을 달성했습니다. 트러블 슈터는 86레벨을 달성했고요. 후자는 천천히 플레이하기도 했지만, 고대던전 개편을 앞두고 온갖 부캐릭터들을 고던으로 몰아넣었던지라 미처 육성할 시간이 없었던 영향이 큽니다. 하지만 트러블 슈터는 전통적인 던파의 화법 내의 캐릭터다보니 감을 잡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개선된 육성 이벤트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점은, 1차 각성과 2차각성이 캐릭터의 출시와 동시에 이루어 진 점, 그리고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들이기는 했지만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크로니클 장비가 게임에 등장한 점입니다. 크로니클 장비는 곧 캐릭터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이해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일례로 당장 이전의 마창사직업군만 해도 출시 이후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2차각성이 추가되었습니다. 우습게도 만렙찍고 2차각성을 하고 다시 캐릭터를 파야했죠. 미완성된 캐릭터를 완성한다는 개념이라면야 이해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의 입장에선 이토록 비효율적인 육성이 있을까요.


던파에서 각성은 캐릭터의 구조와 개선을 동시에 겸하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문제는 캐릭터가 출시되고도 한달이라는 시간 동안 2차각성을 하지 못해 미완성인 캐릭터로 높은 던전에 도전하면서 짜증을 자아내게 만들어왔습니다. 구조적으로도 어설픈데, 기본적인 성능까지 구렸으니까요. 미완성된 캐릭터를 출시하면서 이벤트로 포장하고, 이후 유저들의 도움을 받아 각성을 이벤트로 내는 행태는 사실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드디어 보완되는 듯 합니다.


여하튼 이번 육성 이벤트를 하면서 느낀 것은, 드디어 네오플이 기존 육성 이벤트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했구나였습니다.


던파의 캐릭터를 육성하다보면 천계 입성 이전과 이후, 마계 진입 이전과 이후 난이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던파측에서 주는 아이템의 효용은 대부분 75를 즈음해서 끝이나는데, 이 정도로는 중후반부 던전에 진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죠. 물론 어디까지나 어려움에 도전하면서, 장비를 하나하나 맞추는 것 역시 게임을 즐기는 일입니다만, 문제는 육성 속도에 비해 관련 장비를 획득하는 시간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90제 제작에픽은 엄연히 던파 최고 레벨의 던전에서도 현역으로 쓰일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이걸 육성만으로 준다는 건 기존 던파의 행보를 생각하면 꽤나 놀라운 일입니다. 사실상 던파 측이 억지로 유지시키려 했던 에픽 무기의 과도한 가치를 드디어 현실적으로 조절하는 모양입니다.


육성과 파밍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캐릭터의 성장속도와 그에 수반한 아이템의 파밍이 전혀 맞물리지 않아 그 레벨에 걸맞는 캐릭터가 아닌, 기형적인 형태의 캐릭터가 되어 버립니다. 실제로 던파의 파밍루트를 그대로 따르다보면, 어느 순간 적정 던전 이벤트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성장중의 파밍은 사실상 지금의 던파에 그리 어울리는 시스템이 아닌 것이죠. 거기다 파밍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크로니클 장비조차 그것이 요긴하게 쓰일 레벨 구간 당시에는 얻기도 힘들고, 신캐릭터 출시의 경우엔 아예 존재치 않곤 합니다.


결국 선택지는 성물 장비로 제한됩니다. 문제는 성물 장비는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입수하는 것이 아니라 별개의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모아야 하는 것이며, 다른 파밍과 마찬가지로 뒤로 미루면 미룰 수록 더울 효율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어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거기다 이 성물 장비를 맞추어도 결국 마계 입성 시점에선 심각하게 비틀게 되고요.


결국 그에 따라 효율이 높은 퀘전더리를 5셋까지 지급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위칭 장비와 자그마치 90레벨의 제작에픽까지 지급하는 이벤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근래의 육성 이벤트 가운데엔 가장 보상도 크고, 또 육성에서 막히는 부분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네오플은 이러한 신직업군이 빠르게 현 던파의 대표적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레이드에 입성하기를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요원 플레이 후기


일단 한 문장으로 표현하겠습니다.


높은 완성도를 지녔으면서도 기존 던파 메타와는 다른 형식의 연계식 캐릭터.


요원의 플레이 영상을 보다보면 백어택을 콘셉트로 삼아 스킬을 연계하는 또 다른 암살자 캐릭터 섀도우 댄서가 떠오를 겁니다. 실제로 제가 요원으로 파티원이 섀댄으로, 반대로 제가 섀댄으로 파티원이 요원으로 플레이하기도 했는데 신속하게 적에 접근해 독특한 움직임으로 적을 농락한다는 것 자체는 어느 정도 비슷해 보입니다. 특히 예기치 않은 위치에서 기습하는 듯한 장면을 보노라면 '암살자'라는 콘셉트를 공유하는 두 캐릭터의 수렴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블러드라인 플레이. 특유의 자동 조준 시스템을 통해 잡몹을 너무나 수월하게 정리합니다. 손이 바쁘긴 하지만, 노가다 계열 캐릭터로도 나름의 잠재성을 갖췄을지도?


하지만 플레이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섀도우 댄서는 던파식 공놀이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백어택에 중점을 두어 기존 잡기 캐릭터보다도 특정한 측면에선 강한 판정을 지니도록 만든, 무한히 홀딩 캐릭터에 가깝지만 정체성은 분명히 딜러인 캐릭터인 거죠. 요원은 차라리 여귀검사에 가깝게 압도적인 효율성을 지닌 판정으로 연계한다는 인상입니다.


요원의 종합적인 플레이 체감 감각은 과거 유행했던 체술 위주의 태권 레인저가 블러디아에 삽입되었다는 인상입니다. 레인저 특유의 근접 플레이를 지향하고, 스킬 구조도 비슷합니다. 거너 특유의 편의성을 위한 스킬들도 있죠. 하지만 여거너가 가지고 있는 건카타로 인한 특유의 유틸- 홀딩이나 출혈 등의 상태이상 등은 제거되어 있습니다. 총검사는 총은 보조 수단인 검사형 캐릭터, 순수 딜러형 그것도 초돌격형 캐릭터에 가깝습니다. 총검사 중 총'검'사인 캐릭터라는 거죠.


슬레이어 난이도의 보스전입니다. 사실 이번 육성이벤트로 주는 보상+요원 특유의 스타일 덕분에 고던에서도 날아다니는지라 뭘 보여주기도 전에 일던 보스는 사라져 버리네요.


요원 캐릭터는 과거 엘븐나이트나, 섀도우댄서처럼 상급자용 캐릭터처럼 보입니다만, 사실 플레이스타일부터 스킬 구조, 심지어는 플레이방식에 이르기까지 차라리 초심자용 캐릭터에 훨씬 가까워 보입니다. 그런데 플레이 방식을 보면 엄청나게 화려해보이죠. 이는 요원만이 가진 특유의 유틸성, 자동조준에 의한 것입니다.


요원은 보스 몬스터, 챔피언 몬스터, 네임드 몬스터에 우선 자동 조준되는 여러 스킬들을 갖고 있으며, 이 스킬들은 일단 적중하기만하면, 다른 연계형 캐릭터와 달리, 다음 연계를 위한 준비를 완전히 끝마쳐진 상태로 다시 준비됩니다. 스킬키와 스페이스키만 누르면, 상대를 완전히 농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른 캐릭터 특유의 우겨넣기식 플레이가 초라해 보일 정도로요. 타이밍에 맞춰 스킬을 입력한다는 것은 어찌보자면 엘븐나이트의 그것과도 엇비슷한 인상입니다만 패널티는 훨씬 가볍습니다. 공격을 적중시키기만 하면 앞뒤재지 않고 스킬이 성공적으로 발동하니까요. 바꾸어 말하자면 잡기계열 캐릭터가 잡기 자체를 실패하면 스킬이 발동하지 않는 것과 같은 패널티를 안고 있다는 소리겠죠. 과연 이 캐릭터가 결투장에 들어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상상이 안되네요. 섀도우 댄서며, 여귀검사들이며 결투장을 씹어먹니마니 하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는데, 그 캐릭터들이 강캐였던 사유를 상당부분 갖고 있으니까요.


캐릭터의 모티브는 소태도가 무기인 것도 그렇고 특유의 전투법도 그렇고, 바람의 검심의 시노모리 아오시처럼 느껴집니다. 뭐, 아니면 말고요.


그러면서도 밸런스 조절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합니다. 결국 요원은 다른 거너형 캐릭터와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총'검'사긴 하지만, 천계인인 것도 있고, 총을 무기로 쓰는 것도 있지만, 스킬 구조 자체가 레인저와 닮아 있으니까요. 요원과 레인저를 비교하자면 요원의 편의성은 레인저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합니다만, 레인저 특유의 화력집중과 사격술을 통한 광범위한 판정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레인저가 다대일판저잉 압도적인 직업이냐, 그 정도는 아니지만, 요원은 말 그대로 1대1에 완전히 특화되다시피한 캐릭터라는 거죠. 과거 여귀검사가 나오면서 남귀검사 육성 유저들이 허탈감에 빠질 정도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던 것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요원으로 플레이할 때 가장 짜릿한 것은 단연 조준사격으로 사방으로 흩어진 잡몹들을 제거할 때입니다. 범위 자체는 레인저보다 좁다는 인상입니다만, 유틸성은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탄을 아껴 2연속으로 쓸 수 있는 건 둘째치고, 단순히 키만 누르면 자동으로 조준하기 때문에 허공에 탄을 낭비할 일도 없습니다. 열심히 키를 두드리면서 적이 어떤 패턴을 내놓을 것인지 살피느라 내 캐릭터가 어땐 액션을 취하는지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레인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만큼 캐릭터의 화려함이 인상적입니다.




 트러블 슈터 플레이 후기


마찬가지로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중급자용 말뚝형 홀딩 캐릭터.


트러블 슈터의 모티브는 서부극의 캐릭터에 폭탄전문가를 삽입한 듯한 느낌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대체 왜인지 건스미스 캣츠의 메이가 떠올랐습니다. 폭탄을 여기저기 사용하는, 사격이 특기인 전문가와 콤비인 '폭탄마'.


압도적인 편의성을 가진 일부 홀딩 캐릭터들과는 궤가 다릅니다. 트러블 슈터는 전통적인 던파의 지향점을 따르고 있습니다. 묵직한 한방을 통해 스킬을 때려넣는, 이른 바 말뚝형 캐릭터입니다. 바꾸어말하자면 구조적으로는 탄탄합니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도가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상당한 수준의 홀딩 스킬들을 다수 갖고 있음에도, 타 직업의 양산형 홀딩 캐릭터에게도 밀릴 수 있습니다. 말은 중급자용이라고 했지만, 캐릭터 특유의 느린 공격속도와, 던파라는 게임 내에서 홀딩이 가지는 지배적인 위치, 그리고 여러 패턴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판단력까지 종합적으로 요구하는, 중상급자용 캐릭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 체감 방식이 가장 비슷한 건 예~~~전 썬더랜드의 판금 버서커를 들고 싶습니다. 특유의 느린 움직임을 십분 살려 둔중한 한방을 먹이고 찍어눌렀던 바로 그. 첫 직업이 버서커였던 저에게는 상당히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직업군이었습니다. 실제로, 제 취향에도 잘 맞았고요. 물론 따지고 보자면 플레이 양상은 전혀 다릅니다만, 그 정도로 느리고 강력한 한 방을 근거리에서 노린다는 점에서 비슷한 인상을 받습니다. 이 덕에 짜릿한 손만이 있는데, 이 때문에 많은 마니아를 양산할 듯 합니다.


비몽사몽하면서 찍은 것이고, 세팅도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대략 트러블 슈터가 어떤 캐릭터인지는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판정싸움보단 거리조절이 더 중요한 캐릭터죠.


느린 공격속도,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난이도가 있는 홀딩 때문인지 생각보다 데미지를 잘 뽑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지금의 던파가 파티 플레이를 지향하도록 움직이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패턴으로도 대응할 수 있는 재간둥이형 캐릭터로 자리잡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요원과는 대비됩니다. 단순히 콘셉트나 디자인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순수 퓨어딜러에 가까우면서도 독특한 편의성으로 무장한 요원과, 홀딩 캐릭터를 주창하고 있지만 어지간한 딜링 계수를 뽑아내는 특유의 우직하고도 투박한 손맛을 가진 트러블 슈터의 대비는 이번의 캐릭터 출시가 상당히 완성된 형태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총검사 직업군입니다만, 트러블 슈터는 사실 '폭발전문가' 계열의 캐릭터라 인식됩니다. 검은 폭발을 일으키기 위한 도구 중 하나일 뿐이며, 총은 이러한 폭탄을 보조하는 공격 수단인 것이죠. 그렇기에 콘셉트적으로 상당한 희소성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던파엔 메카닉이나 스핏파이어처럼 폭발, 그리고 수류탄 등을 활용하는 직업군이 엄연히 존재해왔습니다만, 트러블슈터는 말 그대로 순수한 의미의 폭탄을 통한 폭발을 보여줍니다. 다크나이트의 조커마냥 그 아날로그적 도구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야기하는 듯 하죠.


요원과는 반대로 결투장 입성이 걱정되는 캐릭터입니다. 결국 결투장은 속도와 판정의 싸움인데, 판정은 둘째치더라도 공격속도가 저래서야 내지르는 족족 카운터를 맞을 듯 한데 말이죠.




 마무리


이번의 총검사는 상당한 완성도를 가진, 이른 바 손맛을 가진 캐릭터들입니다. 하나는 기존 던파의 시스템을 한 단계 뛰어넘은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캐릭터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의 편의성에 젖은 플레이어에게 왜 우리가 던파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게 해주는 투박한 손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인게임 내에서 좀비 계열의 캐릭터에게 샷건과 같은 모습의 스킬을 사용하는데, 마치 호러물을 플레이하는 듯한 짜릿함이 있더군요. 생각해보니 클레이모어는 있었는데, 샷건이 그동안 없었군요...


동시에 이들은 던파 내에서도 손꼽히는 뛰어난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멋이 정체성 그 자체라던 레이븐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정밀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요원, 특유의 묵직하고 화끈한 액션을 통해 경직의 미학을 보여주는 트러블 슈터는 그 각자도 훌륭하지만, 대비를 통해 더욱 그것을 부각시킵니다. 단순히 총이나 칼에서 나오는 이펙트로 하는 공격이 아닌, 진짜 손맛이 있는 잘 뽑힌 캐릭터들이네요.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거두절미


본론만 이야기하겠습니다.


1승 3무 2패입니다.


개편 이전이라 개봉비용이 500만입니다. 지금보니 양얼 하나 얻겠다고 3000만을 쓴 거네요.


항아리에서는 스파이럴 스핀, 신수의 가호, 염화도, 양얼의 나뭇가지, 부정한 손길, 타락한 악마의 손이 나왔습니다. 80제가 3개, 85제가 한 개, 75제가 2개입니다.


80제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제 80제 에픽 무기는 십자가가 아닌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총검사나 마창사쪽은 살펴보질 않아서 확언하진 않겠습니다만.)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리버는 커녕 테라 리컨무기보다도 못하다고 평가받는 상황이니까요. 하다못해 90제 성물무기조차 일반 던전에서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80제 에픽 무기가 설 자리는 극히 협소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85제 에픽들이 가진 사용의 까다로움+80제 에픽 특유의 렙제한으로 인한 낮은 데미지가 어우러지며 85제, 90제 레전무기와도 비교해서 우위에 서지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언젠가 80제 에픽 무기의 외형 등을 개편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만, 90제 에픽에 제작에픽, 이후의 85제 에픽 개편 등의 상황을 보노라면 그냥 포기하는 게 맞는 듯 합니다. 실질적으로 80제 무기도 이 상황에선 사실상 꽝이라고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선 실질적으로 1승 5패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죠.


다만 특이사항이 있습니다. 일단 양얼의 나뭇가지. 저걸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너지 캐릭터와 오라 아이템 등에 대한 개편이 예고되었고, 85제 에픽 무기들에 대한 개편도 함께 이루어진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너지 캐릭터 팔라딘이, 파티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양얼의 나뭇가지를 먹은 것은 상당히 타이밍이 좋았다 평할 수 있겠네요. 양얼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어디까지나 노가다용으로만 생각했던 거라서 저런 개편이 함께 이뤄질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네요.


그리고 신수의 가호. ...룩이 좋습니다. 그래서 갈지 않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무기 아바타 등이 나오기도 하고요. 좀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에픽이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룩을 갖춘 아이템은 저레벨로 갈수록 더욱 숫자가 많아집니다. 80제는 당시 유니크 아이템의 색놀이니 아예 논할 가치가 없고요. 85제부터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더니, 90제 가운데엔 꼭 얻고 싶은 룩을 가진 아이템의 숫자가 확 줄어듭니다. 제작픽을 포함해서요. 이기나 창성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무리 폭발을 형상화한 거라지만.... 룩이....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85제


에픽 무기 가운데 90제 에픽 무기와도 비견되는 성능을 가진 무기들이 있습니다. 85제는 일정한 패널티를 얻는 대신 이전의 아이템과 차원이 다른 성능을 보여주었는데, 90제는 창성과 이기 사이에 85제 특유의 패널티가 완화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항아리 까는게 부담이 없는게, 갖고 있는 아이템이 90제 에픽 통파다보니... 그래도 아직까지 비탄의 탑 항아리 개봉을 다른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콘텐츠인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작 에픽까지 나와 버렸으니...


여하튼 베르세르크가 나왔습니다. 85제 무기이며 낮아지는 방어력이라는 패널티가 있지만 90제에 뒤지지 않는 공격력을 갖고 있다 평가되는- 꽤나 좋은 아이템이죠. 제가 헬을 많이 돈 건 아니기는 합니다만 베르세르크는 아마 처음 먹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착용룩이 구려서 협곡 통파 룩을 재평가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남넨마와 베르세르크는 상당히 궁합이 잘 맞기도 하고, 숙달된다는 가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딜은 정말로 센 무기'이기 때문에- 승이라고 구분할 수 있을 겁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협곡보단 확실히 딜적인 측면에선 보다 높은 수준을 지향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90제 특유의 딱 떨어지는 맛을 보여주지는 못하네요. 대체 언제가 되어야 저 승이라는 글자 뒤가 깔끔하게 비워져 있을지.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몇 차례


에픽에 대한 상향과 하향이 있었습니다.


에픽 아이템은 던파에서 최고 등급의 아이템이기 때문에 획득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획득 난이도에 비해 그 성능이 일종의 기준선이라 할 수 있는 리버레이션 무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런 저런 논란이 불거졌었죠. 리버 무기가 워낙 성능이 좋다보니 어중간한 콘셉트의 에픽 무기는 실성능에서 비교를 불허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관련된 업데이트에서 그래도 현역으로 취급되는 무기들이었던 80제 이상의 에픽무기들이 리버레이션에 준할 정도의 패치를 받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소외된 몇몇 아이템이 있었습니다. 런처의 경우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남런처로도 붐붐을 먹었는데... 그냥 폭풍의 역살을 쓰고 있습니다...


80제 무기를 먹긴 했지만 리컨 무기를 맞출 생각입니다. 워낙 한계가 뚜렷하고, 취향을 많이 타는 스킬만을 강화하다보니... 실제로 붐붐은 80제 에픽임에도 여전히 개편대상으로 손꼽히고 있는 중이죠. 최소한 퀘전더리를 파밍하는데에는 부족함이 없는- 그러니까 최소한 리버 정도의 성능은 보장해야 하는데...


무승부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상 패배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분류없음2017.10.23 03:41


 거두절미


역대급 이벤트였습니다. 85제 무기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하나 줄 뿐더러, 75~85제 아이템을 랜덤으로 다섯개 추가적으로 획득하고, 이외에도 일반던전을 도는 것을 통해 상동 레벨의 아이템을 마찬가지로 얻을 기회를 갖는 이벤트는 여지껏 없었습니다. 저 중에 하나만 해도 던파에서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는데, 저 셋을 동시에 하다니요.


85제 에픽 아이템은 여전히 현역이고, 80제 에픽 아이템은 무시당하고 있긴 합니다만 종류에 따라선 소위 말하는 키메라 세팅의 핵심이 되기도 합니다. 75레벨의 아이템은 비록 낮은 레벨제한과 능력치에도 불구하고, 한 때 종결 아이템의 지위를 누렸던 아이템인지라 두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유틸성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거기다 다소 말장난이 섞이긴 했지만 드랍의 경우엔 타직업전용 방어구 등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하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이들이 실용적인 에픽은 그리 많이 드랍되지는 않을 거라 여겼고, 뭐-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육성에는 부족함없는 도움이 되었고, 만렙을 찍은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에픽을 하나만 건져도 남는 장사였기에- 이렇게 뒤늦게나마 후기를 남겨 봅니다.


황금고블린 이벤트는 실제로 던파 유저들이 가장 반기는 이벤트 가운데 하나입니다.


해당 이벤트에 참여한 캐릭터는 셋입니다.


첫번째는 다크랜서, 두번째는 드래고니안 랜서, 마지막은 퇴마사였습니다. 앞의 둘은 육성을 위해 겸사겸사 키우는 과정에서 고블린 이벤트에 참여했고, 마지막 퇴마사는 앞의 둘이 어느 정도 세팅이 되었다 생각되었을 때 아이템을 몰아주었습니다.


만렙을 빠르게 찍었기 때문에 되려 고블린 이벤트에 참여할 기회가 줄어들었습니다.


다크랜서는 타율이 높았습니다. 되려 그래서 일찌감치 다른 캐릭터로 참여하여 해당 캐릭터로는 에픽을 더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마공과 독공을 높여주는 85제 에픽 아이템인 스펠 번 숄더 패드, 죽음의 장막 벨트를 일찌감치 얻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본템은 물론 추후 스위칭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니베르의 계급장까지 획득했습니다. 다크랜서가 구조가 덜 완성되었고, 딜이 부족한 상황이었음에도이들의 도움 덕분에 힘겹게나마 만렙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슈퍼스타 네클레스도 얻었지만 안타깝게도 마공캐임에도 캐스팅 직업군이 아니어서 슈스셋 특유의 유틸성을 얻지는 못해 버리지도 못하고 보고만 있습니다.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템으로는 여전사의 장갑, 풍진의 무도장갑, 정령왕의 수호, 크리스털 트윙클 매직샷을 획득했습니다.


싸공반을 먹어야 하는 캐릭터가 있는데 수속 에픽 반지가 뜰 때 뜨금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아이템이어서 한 숨 돌렸죠.


드래고니안 랜서가 본 이벤트에 가장 길게 참여한 캐릭터입니다. 실제로 획득 갯수의 절대값이 가장 높으며, 실제로 획득한 85제 에픽 무기에 맞춰 어느 정도의 세팅이 가능한 수준의 종류도 갖추었고요. 다만 다크랜서에 비해 85제 위주가 아니라 75제 위주 세팅이 된 점이 살짝 뼈아프긴 합니다.


가장 먼저 사용할 수 없는 아이템부터 주욱 나열하겠습니다. 85제 너클 라이키리, 75제 캐넌 천재의 유작, 85제 소검 음검 막야, 75제 둔기 야그르쉬 아야무르, 75제 미늘창 전이체 각골통한, 75제 소검 무형검 아르게스, 80제 보조장비 신풍의 수련 장갑, 75제 십자가 욕망의 번뇌, 80제 건틀렛 타락한 악마의 손, 80제 보조장비 이키의 보조장갑.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75제 중갑 신발인 무빙아웃신발 두 개, 80제 서브마린볼케이노 벨트, 85제 엘번 새쉬, 75제 면죄의 성기사단 상갑, 80제 보조장비 지벤 황국의 완장, 75제 얼어붙은 정령의 반지, 75제 마법석 잭프로스트의 핵입니다. 그리고 정제된 망각의 마석 반지.


정리하자면 마크를 높여주는 아이템 하나, 화속탈크에 쓸만한 벨트 하나, 수속탈크에 쓸만한 반지와 마법석, 그리고 쿨타임 초기화용 아이템 하나를 건졌습니다. 사실 정마반 하나만으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죠. 결과적으로 이런 구성이 되어 85제 무기가 수속성인 광창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거저거 많이 먹은 거 같고, 쓸 것도 많아보이는데 곰곰히 따져보면 쓸 게 별로 없습니다. 사실 참여 횟수 자체는 가장 많을 텐데 타율이 앞선 캐릭터에 비해 너무 낮아서 이벤트 시기마다 드랍률이 달랐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은 마퇴입니다. 드래고니안 랜서가 수속 탈크의 길이 보이고, 먹었던 아이템을 또 먹어 효율이 급감한다 판단, 바로 미련을 접고 별개의 캐릭터로 참여한 거죠. 물공마공 넘나들고, 화속명속까지 자유롭게 오가는 범용성 높은 퇴마사는 나름대로 괜찮은 선택지가 아니었나 생각했던 거죠.


자연히 해당 캐릭터는 황금고블린 이벤트에 더해 다섯개 추가로 얻는 에픽 항아리까지 몰아주었습니다.


에픽 항아리에서 나온 아이템은 이하와 같습니다. 피의 조약 부츠, 심판의 성투사단 어깨, 터버트테일 벨트, 흑미쌍검, 미지의 다크홀 벨트 다섯 개 입니다.


이후 드랍으로 먹은 것 가운데 착용가능한 아이템은 이하와 같습니다. 칠흑같은 정령의 반지, 면죄의 성전사단 상갑.


그리고 착용은 가능하나 의미가 없는 것, 착용이 불가능한 아이템은 이하와 같습니다. 흑미쌍검, 쿵쿵타, 네오오토매틱건, 크리스탈 트윙클 매직샷, 제네럴 보우건, 섬광일살, 알베르트의 결투장갑, 쾨니히스티거, 염화도, 혈검.


사실 드랍으로만 따지면 제일 못먹은 케이스이고, 캐릭터의 성장방향만으로 따져봐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애매함을 보여줍니다. 아마 이벤트 말미로 치달을 수록 조각을 얻지 못한 사람들을 배려해서 어느 정도 드랍을 조절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75~85제 항아리 결과. ...사실상 4패1승이네요.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분류없음2017.10.19 07:31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8.5는 거뜬하게 넘어갑니다.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좀 더 다듬으면 훨씬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최초 업데이트 이후엔 그리 긍정적인 평이 나오지 않아 솔직히 걱정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이것저것 불편해진 부분도 적잖았고, 손이 몇번씩 가게 만든 것은 편의를 위해 행했던 과거 업데이트 행보를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저 역시 이렇게 불편해진 부분에 대해선 제작자가 좀 더 다각도로 고려해서, 플레이의 실존감은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편의성을 갖출 수 있게 하여야 할 겁니다.


하지만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하자면, 던파는 이전에 비해 훨씬 나아진 게임이 되었습니다. 오리진이니 리부트니 하는 것에 대해 가지는 대체적인 기대감 등이 있는데, 그것을 훨씬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그간 제가 던파에 대해 이야기했던 게임 내적인 흠에 대해 마치 제가 쓴 글을 읽고 답하기라도 한 것처럼 다듬어 냈는데, 그 정제가 가히 놀라울 정도입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있고, 여전히 소소한 설정오류가 눈에 띕니다만, 대전이나 시간의 문에서 터져나온 설정붕괴에 비하자면야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떡밥, 설정오류, 적절한 전조와 사건의 발단 결말을 통한 회수, 사이드 스토리와 메인 스토리의 결부, 게임 디자인과 스토리 진행의 결합도 등등을 따져보면 던파는 명백히 이전보다 더 나아진 게임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던파에서 가장 호평했던 미러아라드가 사실상 완전히 날아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저 자신은 그리 그래픽 리파인 등등에 대해선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오리진 업데이트는 정말 잘된 업데이트로 기억될 듯 합니다.


 룩이 생각보다 훨씬 별로여서 깜짝 놀란 85제 광창... 이벤트로 받은 것입니디만, 외형사전에 등록되어 있어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면 다른 것을 받았을지도...


일단 제가 이렇게 평가하게 된 것은 만렙 캐릭터 둘을 키우면서 내린 결론입니다. 하나는 작정하기 이벤트로 레벨업권 등을 사용해서 빠르게 레벨업을 하였고, 다른 하나는 일체의 다른 경험치 관련 아이템 없이 순수하게 퀘스트만을 수행하면서 플레이하면서 만렙을 찍었습니다.


가장 먼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은 레벨업 디자인이 이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레벨업권 등을 사용하면 적정 레벨 이하의 퀘스트가 모두 클리어 처리되어 퀘스트 클리어 경험치를 얻지 못해 이전에 비해 만렙까지의 플레이 타임은 좀 더 길어졌습니다. 만렙을 다량 양산하는 이들에겐 사실 반갑지만은 않은 패치였을 겁니다. 퀘스트 경험치를 높은 레벨에 몰아 받는 플레이 패턴이 시나리오 던전이 도입되면서 정착된, 일종의 공략 아닌 공략이었거든요. 만약 단순하게 더 빨리 만렙까지 찍는다는 개념이었다면 이번의 업데이트는 열화가 맞습니다.


하지만, 특정 던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것을 지양하고, 시나리오의 진행과 긴밀하게 맞춰 던전에 나아간다는 대전제에는 거의 완벽하게 맞아떨어집니다. 하나하나 모든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플레이하면 공포의 은신처를 즈음해서는 만렙을 달성합니다. 즉, 구성자체가 에픽 퀘스트 경험치가 뒤로 살짝씩 밀리게 배치해놓고 있어서 퀘스트만 따라가면 만렙을 그대로 찍고, 반대로 특정 레벨에 특정 아이템(특히 84, 85, 88)을 사용해야 하는 것을 꿰고 있는 숙련된 플레이어에겐 어느 정도의 반복플레이를 하도록 구성해놓은 겁니다. 숙련자와 미숙련자를 이렇게 구분해놓은 거죠. 이계나 고던의 진출까지 염두에 둔, 상당히 세련된 디자인입니다.


더욱이, 모험가 길드의 퀘스트는 지금은 사라진 일반 퀘스트의 명백한 발전형으로, 지나친 반복플레이를 지양하게 하면서도, 눈에 확 띄는 보상까지 안겨주는 파격성까지 갖고 있습니다. 킹 난이도라고는 하지만, 특정 지역의 던전을 3~8회 도는 것으로 성물 세트를 맞출 수 있다니 믿어지십니까? 퀘스트를 차근차근 플레이해왔다면 심지어 90레벨의 성물 무기까지 획득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긴밀한 연결성과 시나리오를 부각시키는 외부적 사안들까지 플레이어에게 전달합니다. 모험가 길드에서 마주한, 마계의 우요의 묘목으로 추정되는 나무가 과연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플레이어에게 영향을 미칠지, 저는 메인 시나리오 이상으로 기대가 되네요.


용의 전사 룩은 분명히 재평가 받을거라며 여기고 있었는데, 마창사 남은 두 직업이 출시되자마자 바로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체적인 조화도 그렇지만, 부분적으로도 좋습니ㅏㄷ.


메인 스토리도 저는 긍정적입니다.


일단 모든 게 칼로소 때문이었다는, 모든 게 검은 악몽 때문이었다는 식으로 기존의 캐릭터를 뭉개버리는 띄우기를 신캐릭터에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하려 합니다. 왜 마창사가 처음에 나올 때 그렇게 욕을 먹었을까요. 왜 나이트가 처음 등장할 때 그렇게 욕을 먹었을까요. 플레이어가 몰입하고 있는 기존의 모험가 캐릭터를 단역A로 전락시켜 버리며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나와버리는데, 이게 몰입의 방식을 깨는 것은 물론 게임의 완성도까지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하자를 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문 이전엔 현실의 전이가 바탕이 되어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을 각각의 세력을 통해 해석하고 추측하고, 추적했던 모험의 색체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의 문과 대전이를 즈음해선 그냥 멍하니 따라가는대로 끌려가는 수준으로 전락해버렸죠. 왜 검은악몽이 문제인지, 왜 검은악몽이 전이와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귀수를 가진 귀검사가 검은악몽이 문제라며 여기저기 이유도 없이 왔다갔다 거리는 데에 어떻게 몰입할 수 있을까요. 이번 업데이트는 그러한 문제를 거의 완벽하게 해결했습니다. 캐릭터의 시작점도, 캐릭터의 목적도 어느 정도 차이가 있고, 그것을 구분해 냅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바라던 캐릭터 각각의 개성을 녹여내는 수준까지, 직업마다의 대사를 구현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만 이 정도 발전도 기존의 모습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러면서도 마창사와 관련된 시로코의 떡밥을- 믿을 수 없게도 세련되게 뿌렸습니다. 매번 던페에서 이거 나와요하면서 우격다짐으로 끼워넣는 게 아닙니다. 록시의 기록말살과 프로모션 비디오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마창사와 시로코의 연관 등을 게임과 맞아떨어지게 해 놓은 걸 보면, 과연 이게 나이트 내놓다고 욕이란 욕은 있는대로 얻어먹었던 그 때 그 게임회사가 맞나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예. 뭐. 이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이러한 이유로 저는 이번 업데이트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리진은 게임성 그 자체를 다지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신규캐릭터 육성이나 시나리오를 즐기지 않는 이들에겐 레이드와는 별 관계없는 이번 이벤트가 단순히 성가신 점만 많게 만든 좋지 못한 패치여겨지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안타깝죠.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한 건 했는데. ...물론 추후 편의성 관련 패치가 있다면야 평가는 반전될 지도 모릅니다만은...


자. 이제 아쉬운 점을 꼽아봅시다. 몇몇은 어느 정도 다듬으면 해결되는 문제고, 몇몇은 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문제입니다만 이번의 오리진 업데이트를 보노라면 분명히 이를 해결할 요소도 파악하고 있으리라 봅니다.


첫째. 각성레벨이 뒤로 밀리는 문제. 상단에서 말씀드렸듯 클리어 경험치가 뒤로 밀리는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순서대로 나오는 모든 에픽퀘스트를 클리어해야 각성 퀘스트가  시나리오 진행중에 나오는데 각성이 가지는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이전처럼 별개의 퀘스트로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 좀 더 나아보입니다. 물론 비전직 캐릭터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겠습니다만 역시 그래도 53이 넘어서야 각성을 하는 건 '주어진 레벨에서 하는 건 다 하는 플레이어의 성향을 고려하면 어긋나는 부분이 있죠.


둘째. 이계와 고대던전의 시나리오 삽입 문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시간의 문에서 바칼을 이미 상대해봤다는 모험가의 대사가 삭제됐을 겁니다. 자연스레 이계던전의 플레이가 기존의 설정붕괴는 사라진 상황이 되겠죠. 고대던전 역시 일회용 이벤트 던전을 통해 별도로 돌아야 할 이야기적 당위성을 아예 없앴습니다. 외전퀘스트로 삽입된 상황인데- 아예 완전히 파밍용으로, 시나리오와는 별 관계가 없다는 식이 되었습니다.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그러한 점을 고려해도 기존엔 에픽 퀘스트에 속해있던, 던파의 한 축이기도 했던 최고등급의 던전들이었기에 나름대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짜넣기 너무 좋은 틀이라고 봅니다. 이 공백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이 있었으면 합니다.


셋째. 개개 직업군의 개성 문제. 웨펀마스터와 버서커가 귀수만 있을뿐 전혀 다른 성격으로 분류되고, 남격가의 경우 그래플러와 스트리트 파이터는 아예 어느 순간 출신이나 거주 지역마저 달라진 듯한 인상마저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게임에서는 이들이 왜 그러한 변화를 겪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등이 전직을 통해 그리 의미있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대체 왜 전직을 했더니 머리에 띠를 둘렀는지, 왜 전직을 했는데 가슴에 생명의 돌 목걸이를 매고 있는지 이왕에 이번 개편을 통해 보다 확실하게 전달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마지막. 대사 문제. 이번 기회를 통해 '말이 없는 주인공'을 지향했고, 실제로 일정 부분에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만, 반대로 오리진에서 살짝 벗어난 마계 지역에선 여전히 모험가가 플레이어가 인식하는 것과 상이한 대사를 합니다. 어느 정도 이 부분들에 대해서도 수정이 필요해보이네요. ...장기적으로는 개개 직업군, 개개 전직별로 특정한 대사를 삽입하는 것을 권장합니다만... 그냥 차라리 아예 드래곤퀘스트 식으로 아예 말이 없는 주인공을 짜넣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던전 앤 파이터에


대해 꽤나 박한 평가를 하기도 했고, 실제로 종종 이거 왜 하고 있나 곰곰히 되짚어 보기도 합니다만, 던전 앤 파이터엔 떠날 수 없는 묘한 매력이라는 게 있습니다. 흔히 던파를 연어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일 겁니다.


던파의 매력으로 자주 드는 것은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라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일러스트도 종종 순위권에 들곤하죠. 무엇보다 10년이 넘게 서비스된 게임이니만큼 축적된 콘텐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재전이는 확장된 세계관을 한 곳에 모아 잘 정리해낸 업데이트입니다. 방향성과 발상은 시간의 문과 같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리고 시간에 문에 비하면 훨씬 성공적이고요.


하지만 저는 던파의 가장 큰 강점과 매력을 '스토리'라 들고 싶습니다. 먼 미래인지 아니면 먼 과거인지 알 수 없는 독특한 순환 세계관을 바탕으로 과학과 마법이 융화된 아라드는 사이퍼즈와 함께하며 그 확장의 폭을 대폭 넓혔습니다. 동서양이 어우러진 던파의 세계관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국적의 유저들을 매혹해 왔고요.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것에, 특히 던파에 빠져들 당시 평행세계라는 소재에 크게 빠져있던 저에게 던전 앤 파이터는 인생 게임 그 자체였습니다. 어떠한 소재든 무리없이 녹여내는 '아라드'라는 틀에 지금까지 붙잡혀 있는 이유기도 하겠네요.


실제로 던파는 수십차례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수십여개의 다양한 직업군이 추가되어 옴에도 그 균형의 축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전까진 맥거핀 취급받던 사도들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기 시작하면서, 이제 던파는 새로운 세계의 확장을 위한 시도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등장초기... 듀얼리스트와 뱅가드를 두고 왜 마창사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마창사는 마공캐죠? 하는 놀림거리가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드디어 섀도우 랜서가 나오면서 왜 시로코의 아이들인지, 왜 마창사인지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네요.


...물론. 그 진행의 흐름이 그리 빠르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제 기억에, 안톤 레이드 출시 이후 사실상 평행세계 '시로코'와 '디레지에'의 레이드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왔었습니다. 평행세계 안톤을 물리쳐야 한다면, 지금까지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었던 다른 사도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거 아니냐면서. 실제로 이 예상은 그리 틀리지 않아 차근차근 그 떡밥을 풀어나갔는데, 2017년 10월 시점에서도 아직 떡밥-물론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구체화된-에 불과한 상황인 것이니까요.


그러던 차에, 과거 던파의 속성을 새로이 덧칠한, 던파 오리진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과거 사람들을 열광하게 했던 추억속 던파가, 과연 십수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 어떻게 작용하게 되었을까요.


오늘은 여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합시다.




 상단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던파의 스토리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고, 실제로 이 기준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아 업데이트를 평가하곤 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최악의 업데이트는 대전이였습니다. 이전까지 최악으로 평가되었던 시간의 문은, 엄청난 설정충돌과 기대이하의 연출로 욕을 먹었었습니다만, 유저들이 스토리를 보다 흥미롭고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측면에선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했었습니다. 반면 대전이는 역대급 대규모 패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에게 정말 있는 욕 없는 욕 다 들어먹었던, 결국 2017년 이전의 아라드를 기준으로 되돌아가게 되어 버리는 삽질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겁니다.


비판받을 부분이 많은 업데이트라는 점을 인정합니다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볼 부분도 굉장히 많은 재전이였습니다. 일례로, 인게임 내 세리아나 샤란 등이 걸어다니는 도트가 찍혀있는데, 기존 케이트 등이 여법사에 전용 아바타만 뒤집어 씌운채 무성의하게 등장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건 사실 장족의 발전이죠.


대전이가 왜 그렇게 많은 비판을 받았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크게 저는 세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첫째. 스토리 비중 분배의 실패. 흔히 NPC 하츠로 대표되곤 합니다만, 대전이 당시 기존 직업군 전체의 비중과 나이트 신 직업군의 비중, 검은 악몽으로 대변되는 루크와 그 외의 사도들의 비중이 나란히 비교하기 힘들정도로 균형을 잃어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었습니다. 비록 플레이상에서 경험하진 못하더라도 과거의 설정으로서 분명히 힘을 가지고 있었던 시로코,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만의 카리스마와 스토리상의 비중을 가졌던 바칼이나 로터스들의 이야기가 루크와 검은 악몽, 칼로소, 나이트와 하츠에 몽땅 파묻혀 버린, 기존 모험가들과 그 모험가들이 했던 모험을 그냥 걷어차버리는 듯한 전혀 배려심없는 자기만족형 스토리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하츠는 추후 업데이트에서 대폭 그 비중이 축소되었고, 지금에 와선 그냥 여러 npc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대전이에 가장 어이가 없었던 부분은, 과연 대전이 이전의 던파가 기존의 설정을 게임에 충분히 활용하기는 했냐는 생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 설정은 그냥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던파는 이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 설정이 매력적인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리부트 성질의 업데이트를 해버리니 유저가 뒤집히지 않고 배기겠나요.


둘째. 스토리의 불연속성. 천계 이전까지와 천계 이후부터의 던파는 전혀 다른 세계관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평행세계로서의 측면이 존재했고, 실제로 로리안이나 반투의 일부 설정은 상당히 기발한 측면이 있었습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지에 해당할 뿐, 줄기에 해당하는 메인 스토리는 몽땅 검은 악몽으로 퉁치는 상황이었습니다. 천계에 가야하는 이유는 검은 악몽 때문에. 황녀를 구해야 하는데, 그것도 검은 악몽 때문에. 잠든 서부 건맨들을 깨워야하는데, 그것도 검은 악몽 때문에. 몬스터가 갑자기 난폭해지는데, 그것도 검은 악몽 때문에. 모험가가 검은 악몽에 대해 자각하는 과정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래도 전이라는 이유 안에 다양한 사도가 어우러져 왜 모험가가 여행을 떠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을 했던 이전의 업데이트와 달리 대전이는 이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뭉개버렸습니다. 던파가 레이드나 하는 게임이라고 욕을 먹은 것도 노골적으로 루크 레이드를 홍보하는 듯한 움직임 때문이었고요.


셋째. 다양성의 박탈. 사실 이 부분은 지금도 어느 정도 잔존하고 있는 문제입니다만, 당시엔 정말로 엄청나게 심했습니다. 레어 아이템을 단종시키고 마법봉인 아이템을 만드는가하면, 유니크 아이템마저 단종시켜 강력한 마법 봉인 아이템으로, 사실상 독자적인 설정과 옵션을 통해 게임을 다채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랜덤한 옵션부여로 캐릭터의 개성과 능력을 획일화하겠다는 접근을 게임 전체적인 측면에서 반복해서 시도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는 엄청난 역풍을 불러왔고(이 당시 유니크는 지금의 레전 이상의 체감적 효과를 갖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국 던파측은 이에 대해 일정부분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던파의 매력포인트는 사도를 하나씩 다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몇몇 사도는 사망한 상태라는 역사가 이미 존재하고 그것을 알아가는 것이 가능한 게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대전이는 그런데 사도와 칼로소를 엮어 그 역사를 부정해버렸죠. 지금도 칼로소는 잔존하고 있습니다만, 최소한 병존은 가능하게 전개되는 상태입니다.


이토록 제가 불만을 가졌던 대전이. 그래서 저는 이것을 두고 재전이건 상전이건 역전이건 다시 대대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꾸준히 이야기했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후 접한 오리진은 커다란 기대를 모두 채워주지 못했고, 일부 실망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기존의 확장된 세계관을 나름대로 훌륭하게 접목시켜 낸, 스토리의 전개라는 측면에선 상당히 깔끔하도록 정리를 해낸 성공적인 업데이트였습니다.




 가장 먼저


재전이에 대해 논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재전이의 성격을 보다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과거 대전이는 칼로소와 나이트를 던파의 세계관에 정립시키기 위해 기존 사도와 아라드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는 말 그래도 리부트의 개념에 가까웠습니다.


물론 리부트 그 자체는 아니었습니다. 클라라나 로리안의 관계, 미러 아라드 속 오르카의 행보, 미러 아라드 던전에 등장하는 이름 모를 사내, 체념의 빙벽에 등장하는 검은 악몽 등은 대전이는 평행세계를 분화시키는 '트리거'일 뿐, 우리가 플레이했던 아라드는 여전히 어딘가에 상존하고 있으며, 어쩌면 지금 우리가 플레이하고 있는 아라드는 꿈의 세계일지도 모른다는 떡밥을 던진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루크와 '꿈'이 상당히 중요한 키워드였던 점을 생각하면, 세계 전체와 루크의 스토리와 맞물리는 거대한 스토리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었겠죠.


기존 대전이는 평행세계의 틀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외의 내용진행의 것들을 너무 편의적으로 위치시켜 사실상 평행세계로서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 반면 재전이는, 차원의틈 너머 미러아라드의 세리아가 차원의 틈 이전의 모험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기존 설정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충격적이기까지한 장면이죠. 이걸 어떻게 풀어갈까요, 기대중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이는 던파유저의 취향과 기존 던파의 매력을 너무나 많이 깎아먹으면서도 편의적이고 작위적인 전개를 위한 뜯어고치기를 너무 많이하여 저러한 평행세계로서의 측면보단 리부트의 성격이 지나치게 도드라졌고,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실패'했습니다.


이번의 재전이는 위의 대전이의 교훈을 비교적 충실하게 배워냈습니다. 흔히 재전이를 추억 속 던파가 다시 게임에 적용되는, 일종의 롤백- 즉 되돌리기형 리부트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재전이 역시 대전이 이전 아라드, 대전이 이후의 아라드, 그리고 재전이 이후의 아라드 세 개의 세계가 각각 병존하는 또 다른 의미의 평행세계의 측면이 강한 리메이크라 할 수 있습니다.


던파를 굉장히 오래했다고 생각했고, 나름대로 스토리도 파봤다고 생각했는데, 한 때 강화에 사용되었던 라이언코크스의 골고라이언이 리노의 스승이라는 걸, 그리고 반투족이었다는 걸 미션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드디어 인게임에서 플레이를 통해 설정을 체득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결과만을 놓고 이야기하자면 이전 대전이에 비해 무리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훨씬 매끄럽게 이야기가 전개되며, 전이와 사도, 검은 악몽과 마계 등이 유달리 튀지 않으며 스무스하게 전개됩니다. 이전 스토리 진행을 위해 필수적인 에픽 퀘스트를 레이드에 쳐박던 어처구니 없는 행보를 기억하고 있는 이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재전이는 추억속 던파와, 대전이 이후의 던파가 어우러진 또 다른 세계관을 선보였습니다. 상기의 제목 '덧칠'도 그러한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고요.




 가장


칭찬하고 싶은 것은, 플레이어가 이동하는 것에 대한 보다 분명한 현실감을 부여하는 것이었습니다. 2d횡스크롤 액션 게임 특성상 특정한 지역과 위치가 게임 내에선 효과적으로 표현되지 못해 배경만 좀 다른 던전으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한 것이죠.


2005년? 2006년 즈음의 던파 세계관. 지금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만 큰 틀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 저래서 매달린 망로에서 180도 회전을 했던 겁니다.


대표적으로 하늘성과 부유성은 대전이 이전에도 하늘성의 한 구석에 부유성이 있는 것인지, 하늘성 일부가 무너져 부유성이 따로 나도는 것인지 사실 인게임 내에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마계와 젤바와 마계주둔지, 센트럴파크의 위치가 어떻게 배정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애매했거든요. 젤바에선 나란히 선 npc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동한다는 개념이었으니까요.


사실 던파가 들이는 노력에 비해 게임 내 배경이 그리 부각되지는 않았었는데, 일부 던전은 그러한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아기자기한 요소들이 많았는데, 던파 특유의 빠른 플레이와 그리 합이 맞진 않았거든요.


매달린 망루도 그렇습니다. 출시 초기 좋은 평가를 받았던 180도 회전컷. 그런데 정작 왜 캐릭터들이 그러한 액션을 취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플레이어들이 제대로 된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마계와 천계, 아라드의 관계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영향 때문이었죠. 재전이는 지역과 던전, 그리고 스토리의 진행을 보다 긴밀하게 연결시켜 기존의 이러한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소했습니다. 이것은 이전에 비해 재료-즉, 지역과 npc 등이 많아진 덕에 보다 현실적이고 설득력있게 구성할 수 있게 된 덕이 크겠죠.



일반 던전을 돌아야 하는 이유를 심플하지만 확실하게 부여했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주네요.


또한 일반 퀘스트로 단순히 반복해서 돌아야했던 대전이 이전, 외전 퀘스트는 몽땅 제쳐둔 채 그저 렙업만 한 후 이후 업적 클리어권으로 몽땅 패스하여 코드만 잡아먹던 기존의 퀘스트가 크게 개편되어 던전을 돌며 다양한 변화와 지역별 특성을 체감할 수 있게 바뀐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일히 걸어다녀야 하고, 왔다갔다 해야 한다는, 게임의 편의적 측면에선 그리 좋지 못한 소리가 도는 것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겠죠. 예컨데 던전 내에서의 배경과 보다 긴밀하게 연관시키면서, 마을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은 크게 줄이는 식의 심부름 npc를 하나 생성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새로이


전개될 이야기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로코의 아이들이라는 별칭으로 나왔던 마창사가 드디어 모두 네 직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창사 가운데 섀도우 랜서는 시로코의 특성을 이전의 다른 마창사보다도 짙게 물려받은 흔적을 보입니다. 누골을 물리치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시로코, 다른 차원의 사도 안톤, 악역으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비명굴의 4인의 웨펀마스터 중의 하나인 반 등등을 생각해보면 사실상 다음 이야기는 시로코를 중심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간조만 록시에 대한 기억을 잃은 게 아닙니다. 심지어 인게임 내 이미 단종된 아이템에서조차 록시의 이름이 지워졌습니다. 이 부분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죠?


결정적으로, 던파의 핵심 스토리 중에 하나인 아간조와 록시의 러브스토리가 '아예 없는 것'으로 취급되고 있는데, 이것은 록시라는 설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존 록시의 설정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 '아니 아예 존재했던 것조차 잊어버린 것'으로 대치된 상황입니다. 이 또한 재전이가 단순히 롤백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의 추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강력한 근거 가운데 하나이며, 그녀가 시로코를 물리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시로코가 새로운 육체를 찾는다는 대사를 했던 점과 맞물리며-


기존 던파 세계관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와 플레이어 캐릭터가 맞서 싸우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확인사살. 심지어 시간의 문에도 록시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아간조가 왜 자신이 절망에 빠져있는지도 모릅니다. 록시는 있었는데, 록시의 존재가 지워진 이 평행세계는 어떠한 방식으로 또 누가 주인공이 되어 전개될까요. 나이트처럼 푸쉬를 받으면 안된다는 걸 드디어 게임사가 깨달은 겁니다.



또한 거너의 외전 캐릭터 내지 다섯번째 직업군 출시, 절망의 탑의 맹자들로 대표되는 그림시커의 활동, 마계의 단체 카쉬파- 그리고 현재 유일하게 한 직업군에 5개 캐릭터를 위치한 남법사와 여법사의 스토리 진행까지 예고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실 거너가 처음 나왔을 때 데빌메이크라이의 단테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왔으니, 언젠가 근접액션 특히 칼을 쓰는 액션을 선보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있기도 했습니다. 외전캐릭터일지, 새로운 직업군일지는 알 수 없지만 기대되네요. 워낙 인기직업군이고 스타일리쉬하다보


단순히 캐릭터를 추가하여 콘텐츠를 우려먹는 것이 아니라, 이젠 캐릭터를 출시하며 그 설정의 폭을 보강하고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정해봅니다.




 사실


던파의 스토리를 어떻게 접하는 게 좋으냐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인게임에서 던파의 스토리를 즐기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도 했고요.


파티 플레이를 해서 대사를 읽을 틈이 없고, 인게임 동영상을 보면 스겜 소리를 듣고, 성장의 비약을 빨아서 무조건 재도전만 눌러야 했고, 도저히 플레이할 수 없는 난이도의 지역에 떡하니 진행에 필수적인 퀘스트를 박아놓아 저렙던전에서 렙업하거나 쩔을 받아야 했었으니까요.


추천하기에도 부담이 없는게, 작가가 전편을 블로그에 올려놓았고(링크), 작품 자체도 여전히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링크)


결과적으로 던파는 스토리라는 강점을 인게임에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었으며, 시나리오 던전의 도입과 이벤트 던전 그리고 여러 인게임 동영상과 컷인 등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해내려 하고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는 그래서 던파의 스토리를 체감하기 위해선 인게임에서 하나하나 접하기보단 차라리 던파 내 홈페이지의 스토리 사전이나, 공홈에 연재된 웹툰을 보기를 추천했었습니다.


직접 게임을 해봤다는 생각과 함께 다양한 패러디와 박력있는 액션이 어우러지며, 그만의 재미를 선사했었던 아라드의 방랑파티. 실제로 아직까지도 이 작품의 연재가 재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그 가운데서도 아라드의 방랑파티가 가장 정석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방식으로 던파의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비록 로터스와의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연재가 중단된 작품이고, 실질적으로 연재가 재개될 가능성이 전무해보이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던파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린 작품으로 지금까지 평가받고 있고, 실제로 저는 지금도 던파를 즐기는데 이 작품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추천하곤 합니다. 기존 던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이긴 합니다만, 이거 엄연히 공식 웹툰의 입지를 갖고 있었던 작품이거든요. (...언급하진 않으려 했지만, 흔히 던파 애니라고 알려진 슬랩업 파티의 기반이 된 작품도 바로 이겁니다.)


실제로 던파 화보집과 함께 가장 잘 만들어진 굿즈라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그야말로 추억속 던파 그 자체죠.




 마무리


물론 100프로 만족한 것은 아닙니다. 이벤트페이지 - 링크


전직별 스토리는 그렇다치더라도 직업별 스토리 정도는 분화시킬거라 기대했었는데, 그 정도에는 미치지 못했거든요. 또한 각성과 2차각성 등 기존 공식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나리오가 인게임에 삽입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이것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그래플러가 왜 머리띠를 두르느냐 등등의 전직 아바타와 관련한 최소한의 이벤트가 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여전히 다양한 평행세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만, 최소한 2017년의 던파는 최초 던파가 기획한 세계관을 상당히 구현해냈습니다. 먼길을 걸어온 것이죠.


게임적 시스템으로도 이전에 너무 자주 던전과 마을을 오가는 점, 일일히 플레이에 손이가도록 던전 등이 배치된 점이 문제점으로 꼽혀 수정되었던 전적이 있음에도 다시 이렇게 바뀌었으니까요. 물론 여기엔 장점도 있습니다. 실존감의 부여가 그렇죠. 하지만 던전 하나 돌고 마을 몇개 거리를 왔다가 가고, 또 던전 하나 돌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은 그리 긍정적인 디자인이라고는 볼 수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매끄럽게 수정된 스토리와, 앞으로 전개될 콘텐츠를 이전의 대전이에 비하면 훨씬 세련된 방식으로 인게임 내에 배치한 점, 에픽 스토리와 그렇지 않은 퀘스트를 적절히 분배하면서도 반복 플레이를 지양케하여 스토리를 보다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 점 등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추억속 던파가 새로운 던파에 덧칠되어, 보다 흥미롭게 구성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네요. 앞으로 꾸준히 개선하여 플레이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오늘의 포스팅 마쳐보겠습니다.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