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2019.02.23 21:34

 만렙 확장 이전


강화나 에픽 아이템을 뿌릴 때,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습니다.


아. 이 아이템 몽땅 조만간에 주류에서 완전히 밀려 나겠구나... 라고요. 실제로 그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하여 적잖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화와 아이템을 소비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실성능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아이템이었고, 이게 언제 어떻게 재활용될지도 모른다는 작고 작은 기대도 존재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주류 레이드가 아니라 한켠의 노가다 같은 곳에서 말입니다) 그에 따라 저조차 1년 전을 기점으로 상상도 못하던 에픽풀 캐릭터가 몇씩이나 갖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이것을 미련한 짓이라고 했고, 어떤 이는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건 이런 식으로 회사의 노림수에 넘어가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게임을 망가뜨리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게임사의 의사에 따라 게임 내에 너무 큰 변화를 일으키는 건 유저 입장에선 결코 좋기만한 일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던파라는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천차만별이었기에, 이것은 절대 주류적인 의견이 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게임이고, 게임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기쁨과 재미가 최우선인 콘텐츠니까요. 그들에게 있어 구만렙 상태에서의 에픽풀이라는 목표의 달성은 분명히 매력있는 요소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목표를 달성하고 난 사람들에게, 새로운 목표가 제시되었습니다. 신만렙과 더불어 테이베르스, 그리고 프레이 레이드 그리고 그에 수반된 아이템들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성장동력을 잃고 떨어져 나가게 되었습니다.


시대를 풍미했던 로드 오브 레인저. 이 아이템이야 말로 지금의 던파와 이전의 던파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게임 시스템 외적인 패널티를 얻었을 때 최종 아이템에 준하는 성능을 발휘하며, 기존 동위의 아이템과 혁신적으로 차별화되며, 더 나아가 엄청난 투자를 받아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하는 것은 기나긴 없데이트입니다. 동시에 85-86레벨 만렙 시기가 정말 길고도 길었다는 점을요.


아이템의 등급과 레벨 설정은 RPG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대개의 게임은 콘텐츠 소모 속도와 목표달성까지의 기간을 기민하게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만족감이 지루함 내지 허무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하고 단호하게 구축해냅니다. 게임의 생명선이 최대한 유지되게 하기 위해선 "이 아이템은 일단 장만하면 내가 만족할 만큼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유저가 가지게 하면서도 그것이 "아... 더 달성할 목표가 없다 허무하다..." 내지 "이거 가져서 뭐하나 지루하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당연히 반대 논리도 성립합니다. "아... 내가 힘들여서 아이템을 맞췄는데 몽땅 쓸모가 없게 되었구나... 허무하다..." 같은 식으로나 "아... 간신히 아이템을 맞췄는데 또 이런 식으로 아이템을 맞춰야 하는구나... 지루하다..." 같은 식으로 말입니다.


던파는 지금 이러한 패턴에 빠져 있습니다.


몇 차례 만렙이 확장된 이후에도 초월적인 강력함을 뽐내던 다크 고스 셋으로 인해 그란디네 발전소를 도는 직업군이 적잖았습니다. 그 정도로,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는 소리기도 하고, 게임사측이 메타를 바꾸는 데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소리이며, 아이템 하나에 투자되는 비용이 여타 게임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는 소리기도 했습니다.


안톤 레이드 이후 던파의 아이템 등급은 에픽 풀셋을 목표로 맞춰졌습니다. 이른 바 퀘스트 레전더리 아이템이 나오기 까지 소위 중간다리도 없이 오직 에픽에, 조각이나 초월도 없던 시절 오직 드랍만을 목표로 지옥파티 뺑뺑이를 돌았습니다.


이건 정말 미친짓이었습니다. 아이템 하나가 스포츠카 한 대값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았을 정도였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던파는 오랜 시간 특정 레벨이 만렙인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이것은 지극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로 기능하면서도, 명백히 효용성을 갖춘 아이템의 존재로 인해, 게임의 수명연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상기의 '먹기는 더럽게 어렵지만 먹기만 하면 만족할 만큼 쓸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거죠. 실례로 닼고셋, 대격변, 택틱셋 등은 오래도록 사랑받은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아이템을 강화시키거나 증폭 시키는 것이 실질적으로 게임 디자인상 지극히 불합리한 상황이었음에도 유저들은 납득하고 넘어갔습니다. 일단 먹기만 하면 그것만으로도 남는 장사라고 여겼던 거죠. 하지만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던파 유저들의 심상 깊은 곳에 자리잡은 상태였습니다.


게임사는 예기치 않은 이득을 얻었지만, 유저들은 아이템을 얻는 과정에서의 피로도를 학습했습니다. 이는 이후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 끔찍하기까지한 게임사의 부채로 작용한 거죠.


(구)던파가 얼마나 에픽 아이템의 가치를 높게 잡았는지 지금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에픽 초월 시스템과 에픽 정가 시스템입니다. 부캐 육성 예능성 플레이 등에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임에도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 정도로 부담되는 재화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절탑이나 비탑의 지금보면 말도 안되는 소요시간(100일)과 랜덤 시스템도 그렇고요.


실제로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하면서부터 문제는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선 새로운 콘텐츠를, 만렙을 확장시켜야 하는데 과도한 투자를 요구했던 아이템을 최종목표의 자리에서 내려오게하기엔 너무나 위험부담이 컸습니다. 상기의 허무함과 지루함을 불러오기 딱 좋은 일이었죠. 그렇다고 만렙을 확장시키지 않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지 않을 수도 없는 겁니다. 이건 대놓고 온라인 게임의 최대강점을 포기했다는 소리니까요. 애초 기존 콘텐츠 관리를 잘해도 현상유지가 최대치인데, 이건 투자자 입장에선 사실상 실패와 동의어인 셈입니다.


결국 섣불리 이러한 상황에 손 대지 못했습니다. 오죽하면 만렙을 확장하면서도 그 레벨대에 맞는 아이템을 출시하지 않거나, 5레벨링으로 아이템이 디자인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만렙은 1만 확장한다거나 하는 꼼수를 제시했을 정도였죠.


이 투자비용의 비정상적 거대함은, 유저들을 붙잡아놓는 미끼기도 했지만, 동시에 언제든 그들을 떠나게 할 수 있는 폭탄이기도 하다는 걸 그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었습니다. 시간의 문 이후로 만렙이 몇번이나 확장되었나요. 자연스레 저런 아이템을 도태시키기 위한 패치와 더불어 그를 뛰어넘는 효용성을 가진 아이템들이 나오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아이템들의 콘셉트는 분명했습니다.


SIMPLE IS BEST.


이전처럼 다양한 개성과 콘셉트를 가진 아이템을 내어 그들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밸런스가 어긋난다거나, 실성능이 획득 난이도에 형편없이 미치지 못해 유저들의 불만을 사는 패턴을 피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전처럼 획득난이도가 어처구니 없어 게임의 수명이 여기에 귀속되어 버리는 비정상적인 상황도 타개해내고요.


기본은 이랬습니다. 이전의 아이템을 갖고 있으면 신 콘텐츠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아이템만으로 신 콘텐츠 전부를 즐길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런 신 아이템은 이전과 같이 지옥파티가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옥파티가 부가 되는 상황에서 시간을 들여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으로 정리되었죠.


하지만 이것은 결과적으로 틀린 결정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갈피와 흥미를 잃고 던파 자체를 떠나버린다는 선택지를 골라 버렸습니다. 던파의 전반적인 구조 자체가 커다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전의 행위를 반복해야 한다는 점에 학을 뗀 것입니다. 예전보다 아이템을 얻는 것이 다소, 아니 획기적으로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이전의 피로도는 그대로 잔존하고 있습니다. 버티질 못하죠. 거기다 그걸 부 캐릭터에게도 반복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갖고 있다면 더더욱.


그러니까 "이거 오래 써봤자 몇 달, 후발주자로 진입하면 따자마자 바로 다음콘텐츠가 나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상황아니냐, 그럼 내가 이 겜 왜 해?" 내지 "본캐는 어찌저찌 맞추겠는데 부캐에 또 이 짓을 반복하라고????" 라는 식이 되어 버린 겁니다.


할렘픽11이면 이전의 업글픽과 비견되는 상황인데 솔직히 의욕적으로 맞추질 못하겠습니다. 만렙 찍기도 버거운데 이걸....?


개발사측도 바보는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사항을 피하기 위한 몇가지 선택지를 제시했습니다.


가장 먼저 내놓은 것은 시작점을 엄청나게 앞에 제시해 놓는 것입니다. 예컨데 천공무기와 할렘에픽 풀세트를 2주 정도의 플레이만 하면 바로 얻을 수 있도록 해놓은 이벤트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비교적 낮은 피로도로 최종 콘텐츠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죠.


두번째는 전승 시스템의 도입입니다. 이른 바 아이템 업그레이드죠. 비교적 낮은 등급의 아이템을 이후 업그레이드하여서도 활용할 수 있기에 아이템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꺼리지 않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마부나 강화, 증폭등이 전승되도록 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마지막은 하위 콘텐츠 완화입니다. 예컨데 구 최종템이던 업글픽과 나란히 할 수 있는 할렘에픽은 시간이 문제될 뿐, 퀘전더리로도 무난히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이전의 마그토늄이나 데이터칩류 따위의 아이템이 또 다른 재화로 소모될 정도로 입장 자체가 힘들었던 것에 비하기 힘들 정도로 입장컷도 낮아진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걸로는 부족해도 한창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난 딜러 캐릭터를 선택했는데, 딜하면 온갖 욕을 먹었던 검신. 홀딩이나 하라는 소리를 들었었죠. 


던파는 기본적으로 4인이 한 파티가 되어 던전에 도전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게임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의도치 못한 몇가지 장벽이 생겨나게 됩니다.


 - 1인 파티보다 4인 파티가 적몬스터의 패턴이 더 난해하다.

 - 역할 분배상 모든 파티원이 파티에 동일하게 기여할 수 없다.

 - 모든 파티원이 동일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 일정한 박탈감을 불러 일으킨다.

 - 특정한 직업군, 특정 역할군, 특정한 장비, 특정한 경험이 없는 플레이어는 비선호된다.


쉽게 말하자면 파티에 가입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스펙이 되어도 특정 직업군이 아니거나, 경험이 없거나 파티에 가입하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스펙이 되지 않아도 특정 직업군이거나 특정 경험이 있다면 파티 가입은 원활해진다는 겁니다. 경험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직업군, 역할군으로 이야기가 빠져버리면 더 골치아파집니다. 이건 뭐 어쩌지를 못하는 거니까요.


결국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시작점이 어떻게 되건, 신규유저 내지 특정 직업군에겐 시작점을 빨리 잡는다는 제작진의 조치는 별달리 실효성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이러한 점핑 이벤트류에 "시너지or버퍼 계열 직업군 투입시켜서 본캐 육성시켜라"라는 말이 나올까요.


더군다나 이벤트는 이벤트일 뿐, 결코 구조적인 변화는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던파는 지금 다캐릭 지향 권장 게임 아닌가요.


던파를 즐기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저같은 경우는 중간 정도 스펙이 되는 캐릭터를 양산하는 재미로 플레이 했는데- 솔직히 지금의 던파는 목표가 어중간해져서 부캐 육성이 지극히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전승시스템은 당연하지만 양날의 칼입니다.


애초에 새로운 아이템이 출시되는 이유가 기존 아이템을 시류의 뒤편으로 위치시키고 새로이 경제를 움직이게 하기 위한 자극을 주기 위함인데, 전승시스템은 이러한 흐름을 자칫 무위로 돌릴 우려가 있습니다. 당장 제작진이 이야기했던 강화시스템의 전승도 이와 같은 사유로 폐기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강화 자체가 출시된 것이, 무기 하나를 오래도록 돌려 먹으면 아이템의 가치가 하락하니 그 아이템을 소실시키고, 겸사겸사 게임 내 재화도 소비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어찌하자면 전승시스템과 강화 시스템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이죠. 자연스레 던파측도 이러한 전승시스템을 제한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전승시스템이 과해지면 진입장벽을 급격하게 높여 신입유저의 유입을 막는 행위로 이어지기도 하니 마냥 틀린 선택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애초에 그들부터가 전승시스템을 '유저가 아이템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 선'까지만 이용하도록 하는 상황 속에서, 유저들이 재화를 획득할 수 있는 수준은 극히 제한되어 있기에, 결과적으로 전승은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아이템에 대한 투자를 유저들이 꺼리는 상황을 타개해내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 게 싱글안톤, 일반안톤화 등등으로 도전 방식을 바꾼다면 인게임 패턴도 바꾸어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지금도 잡기 캐릭터 홀딩이 없는 캐릭터는 안톤에서 비틀어야 하는데 이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안톤의 변화는 던파측이 얼마나 하위 콘텐츠의 완화와 개선에 무관심하고 몰이해한지에 대한 단편적인 지표가 되어 줍니다.


안톤 레이드가 레이드의 지위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특정 직업군 캐릭터에게 불리한 던전 환경은 결국 끝까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건 던파측이 하위 콘텐츠 완화에 대해 별달리 고민하고 있지 않다는 소리입니다.


언뜻보자면 던파는 커먼→언커먼→레어→유니크→성물→크로니클→레전더리→에픽→업그레이드 에픽 순으로 파밍이 구축된 듯 보입니다만, 실질적으로는 레전더리 이하는 모두 재료 아이템에 가깝고, 쩔과 지옥파티 등의 존재로 대놓고 마지막 단계에 바로 도전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하위 콘텐츠를 완화시켜 살리기보단, 그저 상위 콘텐츠를 내며 이하는 버려버리는 상황이 몇번이고 반복되었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구조를 고치며 게임의 수명을 늘리기보단 그저 그 때의 업데이트만으로 부각시키려 했기 때문입니다. 경제의 선순환, 밸런스 그리고 작업량. 결과적으로 쌓이는 콘텐츠가 모드 즐길 거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메인 외엔 즐길 꺼리가 없는 게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이러한 상황을 타개해내기 위해 에픽 위 단계를 설정하며 일정한 시간을 반드시 투자하도록 교체하였는데, 정작 이것은 플레이의 반복을 불러와 지루함을 야기했습니다. 동시에, 계단을 밟으며 서서히 강해지는 식의 구성이 아니라, 전 아이템을 갖출 때까지 계속 현 단계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최종아이템'이었던 아이템의 가치를 그들 스스로 과대평가하고 있어 획득난이도를 낮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또한 밸런스의 난해함과, 그들 스스로의 작업량을 늘리고 싶지 않아하는 모습에서 비롯된 겁니다. 일례로 경우에 따라서 85제 에픽아이템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구원의 이기 무기를 얻는 난이도가 90제 에픽은 커녕 95제 에픽 가운데서도 최상급인 창천을 얻는 것보다 힘든 측면이 있다는 건 사실 납득하기 힘든 일입니다.


랜덤 항아리 개방에 1천만 골드. 말이됩니까? 이걸 정기적으로 몇개나 깠었으니...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가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던파의 몇가지 병폐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몰개성함.


레어 아이템과 유니크 아이템들이 마법봉인 등으로 단종될 때, 그리고 독특한 개성을 갖춘 에픽 아이템들이 실성능 위주로 개편될 때, 크로니클 아이템의 역할이 사실상 박살날 때마다 사람들은 던파의 밸런스를 맞추기 힘듦을 인정하면서도 반복해서 몰개성으로만 나간다면 게임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강화, 수많은 직업, 재질별 마스터리, 선택형 스킬 등 엄연히 던파는 다양성을 통해 기상천외한 플레이를 하는 것을 지향하는 듯한 구조를 취하고 있음에도, 밸런스와 실효성 논쟁을 거치며 결과적으로 단일화되는 모습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던파는 개성과 다양성은 배제되고 효율성 위주로 재편되었는데, 이로 인해 최종템 아니면 투자 안해 라는 상황이 해소되지를 못하는 겁니다.


둘째. 갈피를 못잡는 계정 내 캐릭터 보상. 쉽게 말하자면 만렙을 찍은 캐릭터의 플레이가 후발 보조 캐릭터에게 주는 도움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철저히 캐릭터 귀속 게임이라는 구조를 취하고 있음에도, 다른 캐릭터의 지원이 없으면 무기 강화나 마법 부여는 커녕, 던전 입장조차 버거운 것이 지금의 던파입니다.


일찍이 마수 던전에서 특정 직업이 계정 귀속 보상을 부당하게 얻어 이에 크게 데인 던파 입장에선 선발 캐릭터가 후발 캐릭터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반갑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아이템을 얻는 방식이 난이도 이상으로 기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상황으로 바뀌었음에도, 보조 캐릭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은 유저에게 피로도만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하위 콘텐츠의 완화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상황의 연장선이겠네요.


셋째 아이템 투자에 대한 지나친 요구. 예컨데 무기 강화 12강을 하려면 대략 3억 골드를 준비해야 하고, 스위칭 칭호나 크리쳐, 특정 플래티넘 엠블렘을 준비하려면 또 억단위로 돈이 깨집니다. 증폭까지 가면 이야기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이전 85, 86레벨 만렙 때야 이 정도로 아이템에 투자해도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돈이 얼마나 깨져도 투자할 사람은 투자했습니다만, 이전의 최종템격인 업글픽이 이젠 입장용 아이템과 성능면에서 대등한 상황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 예정된 상황에서, 상기의 투자는 커녕 소위 매너 강화 매너 마부도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생겨났습니다. 예컨데 잠시 쓰고 버리는 마봉 무기에 강화를 하지 않는것처럼 어차피 최종 무기 아닌데 강화마부를 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느껴버리는 거죠.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쩔이 활성화되는 것을 넘어 아예 기본으로 정착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젠 쩔사기를 운영진측이 신고받아 제재하는 수준에 달한 상황이죠. 과거 쩔을 발컨이라는 이름으로 지양하게 만들었던 걸 생각하면 이건 당혹스럽기까지 한 일입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콘텐츠 소모는 자연스레 게임을 망가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요.


마지막은 목적의 상실입니다. 업글픽에 준하는 할렘 에픽을 두달이 조금 넘는 시간 내에 얻을 수 있으니, 루크 레이드 등에 도전하는 것은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만, 루크레이드는 스펙 업이라는 측면에선 안톤 레이드에 비할바가 아니지만, 부캐 육성 및 도전의 첫 단계라는 측면에선 안톤 레이드에 도저히 미치지 못합니다. 다양한 플레이 패턴을 가진 유저들에게 안톤 레이드는 복합적인 목표의 달성 수단이었는데, 그걸 레이드 위치에서 끌어내린 겁니다. 더 나아가 보상조차 급락시켰죠.


이전 일종의 단계적 점핑 요소로 평가받던 지옥파티가 천공 지옥파티에 이르러선 아주 운이 좋아야 완성된 아이템을 얻고, 보통은 그저 재료 아이템을 보조적으로 얻는 수단에 국한되며, 이젠 그 지옥파티에 도전하는 것조차 훨씬 어렵게 되어 버렸으니, 사람들이 레이드에 도전할 생각마저 접어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진 겁니다. 안톤 레이드를 혼자서 일반 던전 돌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도 아니고, 종합적인 보상을 유지하는 것도 아니니 사람들-본캐는 안톤을 졸업했고, 부캐는 안톤을 통해 초대장 등으로 스펙업을 하려는 대부분의 유저-이 중단다리로서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안톤 레이드 폐기는 최근 던파가 행한 결정에서 최악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했던 핵심적인 요소였는데, 정말 생각없이 했구나 싶더군요.


갈피를 잃은 건 게임사측만이 아닙니다. 저도 그렇고요. 뭘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부캐 육성 위주로 키우던 저에게 모두 일괄적으로 2달의 시간을 들여 플레이하라고 하면, 솔직히 하기 싫죠. 만렙 찍기도 버거운데요. 육성 보조도 기껏해야 한달에 둘로 제한해버리는데 대체 이게 뭐하는 건가 싶습니다. 


진짜 슬슬 던파를 떠날 때가 온 건지도.


...라고 말했지만 던파에 석달동안 접속않은 적도 있었으니. 사실상 미련 때문에 붙잡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
분류없음2019.02.10 03:24

 다섯번째 직업의 정례화


처음 남법사 직업군이 다섯개로 업데이트 될 때까지만해도, 그보다 수 년 앞서 '6개 직업이 출시될 수 있다'는 공식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타직업으로까지 이어질 거라곤 생각치 않았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것은 남법사의 특수성 때문이었습니다. 남법사는 던파가 혼란스러운 시기 등장하여 여러 떡밥을 살포했었음에도 별 다른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해 어중간한 상태를 오래 끌어온, 애매한 직업군이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직업군이 2차각성과 4직업군을 채우고 더 나아가 새로운 직업군들이 반복하여 출시되는 동안 남법사는 오직 두 직업군으로만 확정된 콘셉트도 없이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죠. 더군다나 다크나이트나 크리에이터와 같은 실질적인 다섯번째 직업군에 해당하는 외전 캐릭터가 존재했으니까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창사와 총검사와 같은 신직업군까지 포함한 모든 직업이 2차각성을 완료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던파에겐 또 다른 신직업군을 출시할 것인지, 짝이 없는 도적 등의 이성직업군을 출시할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외전캐릭터를 출시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신 캐릭터 출시는 던파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일종의 축제와 같은 것이고 던파 내 밸런스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기점이 되어 주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던파측은 4개 직업군의 다섯번째 직업군 출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최초로 2차각성을 선보였던 남귀검사, 그리고 일러스트 퀄리티가 논란이 되자 전부 바꾸었던 여마법사. 던파를 대표하는 직업군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던파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귀검사와 여성마법사의 다섯번째 직업군을 말이죠.


마창사와 총검사, 나이트 등 기존 세계관을 확장시키거나 일부 변화시켰던 직업군이 수차례 출시된 상황이었으니 지금 와서 보면 필연적인 선택이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로 인해 기존 캐릭터가 바탕이 된 덕분에 게임 내외적으로 녹여내는 작업을 대폭 생략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아직 다섯번째 직업군이 없는 직업군들을 출시하며 시간을 확보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존 캐릭터엔 포함시키기 못하는,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에 몰아넣기엔 애매한 그런 아이디어를 게임에 반영시킬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되기도 하였고요.




 검귀, 야차, 악귀나찰


검귀는 던전 앤 파이터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남성 귀검사의 다섯번째(개인적으로는 외전캐릭터 다크나이트가 실질적인 다섯번째 직업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검귀는 여섯번째 직업군이겠죠.) 직업군으로 출시된 캐릭터입니다. 기존의 캐릭터들과 같이 '귀신'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데, 콘셉트만을 따지자면 귀신을 이용하는 소울브링어와 가장 유사해보입니다만, 플레이 스타일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웨펀마스터- 그 가운데서도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강습형 웨펀(무한 맹룡같은)과 훨씬 더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일단 둘 다 본체입니다.


물론, 성능과 응용방식은 당시의 웨펀은 물론 지금의 웨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상위호환이라는 차이가 있겠네요. 실질적으로 지금의 웨펀이 시너지 딜러인 상황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구웨펀의 퓨어딜러로서의 정체성은 검귀로 이어진 셈입니다.


거기다 남성 귀검사 자체가 역사가 오래된 만큼 던파 내에서 손꼽히는 완성도를 자랑하고, 콘셉트 역시 개발자의 의도가 무난히 반영되는 직설적인 구조를 갖춘 캐릭터입니다. 자연스레 이를 바탕으로 출시된 검귀는 플레이어를 당혹케할 성능을 갖추기 쉬웠죠. 그야말로 화제와 논란의 주인공인 상황입니다.


사실 귀신가 하나가 되었다는 요소는 인게임에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온갖 분신에 귀신이 난무하는 세계관 속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검귀는 넨마스터, 인파이터, 쿠노이치,듀얼리스트와 같이 분신을 활용하는 직업군에 해당합니다. 물론 오브젝트로 깔아둔 채 끝인 넨마스터나, 딜링에 부가적인 요소일 뿐 굳이 분신일 필요는 없는 인파이터와 다른, 직접적으로 플레이 스타일에 영향을 주는 캔슬형 스킬로 채택된 결과물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분신이라 본체에 귀속되는 앞전의 직업군과 달리 검귀는 캐릭터와 귀신 모두가 본체라 분신이 본체가 되고 본체가 분신이 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콘셉트의 차별화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만, 설치와 스킬캔슬을 별도로 두어 ASDF만 누르면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는 점엔 어느 정도의 점수를 주려고 합니다. 물론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만, 콘셉트 차별화는 추후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소울브링어와의 차이를 다시 한 번 언급해야 겠습니다. 거칠고 투박하게 요약하자면 소울브링어는 귀신을 부리면서 다양한 효과를 발하는 재간둥이라면, 검귀는 싸움귀신 하나와 융합해서 걔랑 같이 싸우고 다니는 싸움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설정 자체만을 따지자면 여성귀검사의 데몬슬레이어와 차라리 비슷할 겁니다. 여성 귀검사는 '검마 다이무스'라는 네임드라는 귀신과 엮여 있으며 1:1 융합이 아니라 마검으로써 사용한다는 차이점은 있지만 말이죠.


플레이 스타일은 마딜 쪽의 디멘션 워커 내지 사령술사와 비슷합니다. 물딜쪽에선 굳이 따지자면 듀얼리스트 정도? 소환물과 스킬을 조합하며 플레이한다는 감각이 앞의 둘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후자는 사실 억지로 엮은 것으로 분신이 스킬을 사용하는 동안 본신이 딜을 넣는다는 식의 연계식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 정도일까요.


분신격에 해당하는 넨수라는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헌터X헌터의 고레이누가 가진 능력이 언뜻 떠오릅니다. 넨수의 위치에 자기를 이동시키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검귀의 스킬 구조는 귀검사 자신이 사용하는 것, 귀신이 사용하는 것, 귀신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콘셉트를 달리합니다. 직관적 스킬, 설치형 스킬, 폭딜형 스킬로 구분할 수 있겠네요. 주목할 점은 직관스킬과 설치스킬의 조합이라는 기존 캐릭터의 연계를 넘어, 폭딜 스킬을 설치형스킬에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응용한 구조일 겁니다. 이로 인해 저 멀리 떨어진 곳에 귀신을 먼저 던져주고 선딜이 많이 요구되는 강력한 스킬을 캔슬하여 사용하여 스킬의 사용시간과 범위를 극단적으로 단축시키과 확장시키는 효율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죠.




 지금까지 이런 직업은 없었다.


이것은 귀신인가 사람인가.


웃자고 한 소리기는 합니다만, 이번에 출시된 검귀는 귀검사라는 직업군을 뛰어넘는 퓨어딜러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합한 결과물이라 평가됩니다. 풍법사 급의 기동력과 범위, 소드마스터 급의 지딜과 뱅가드급의 한방, 듀얼리스트 급의 스킬캔슬과 폭딜까지.


여러 콘셉트에 가로막혀 물딜이 마딜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던파에서 실제로 자주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마딜과 물딜 캐릭터의 홀딩이 대표적인 예겠죠. 예컨데 마법으로 홀딩하는 경우 화면을 가득 채우는 스킬이 나와 화면 끝에서 끝으로 적용되어도 괜찮습니다. 마법이니까요. 하지만 물딜 캐릭터, 특히 그래플러 캐릭터에겐 아닙니다. '맨 손 캐릭터인데 그래도 최소한 적과 가까이 붙어야 하지 않겠어?'라는 단서가 따라붙죠. 결과적으로 스킬 하나만 쓰면 되는 마법홀딩과 달리 적에게 따라붙고 무력화시키고 잡아야 하는 물리적 홀딩은 여러 패널티를 안게 됩니다. 콘셉트가 캐릭터의 성능에 족쇄로 작용하고, 효율이 급감하는 것이죠. 스킬캔슬이 특징이었던 듀얼리스트가 시로코의 아이들이라는 콘셉트를 갖고 있었던 점을 생각해도 '마법'이 가지는 편의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간단한 이계 나들이.


물딜이 마딜에 비해 쓰임새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여전히 유저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로 고성능의 퓨어 물딜 캐릭터가 나왔다는 건 사실 의미심장한 일입니다. 어지간한 마딜 캐릭터도 한 수 접어줘야 하는 몰이력과 스킬 범위, 어지간한 물딜 캐릭터도 몇 수 접어줘야 하는 강습력과 지속딜링을 갖췄으니까요.


일찍이 여러 캐릭터를 키워왔음에도 이 정도로 쾌적하게 플레이했던 캐릭터는 출시 직후 사기라는 소리를 들었던 일부 직업군을 포함해도 처음이었습니다.


실제로 캐릭터에 대한 인상이 콘셉트나 비주얼이 아니라, 성능으로 인식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검귀는 정말로 '강력한' 캐릭터입니다.


사기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여귀검사의 판정을 씹어버립니다. 무시무시하죠.


당연스레 어떠한 패널티도 없는 직업군은 결코 아닙니다. 스킬의 연계가 없다면 검귀는 사실 지극히 평범한 캐릭터입니다. 이런 검귀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검술스킬과 귀신스킬, 합격스킬을 조합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분명 어느 정도 숙달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스킬을 특정한 쓰임새로 사용해야 한다는 건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죠.


다만 이것이 액션게임이 아니라 리듬게임이라는 평을 듣는 엘븐이나, 콘셉트로 인해 실성능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섀댄, 손가락이 부을 정도로 아팠던 배틀메이지, 스택 관리는 물론 스택 사용 여부에 따라 아예 스킬 자체가 달라져 버려 높은 숙련도를 요하는 디멘션 워커, 스킬의 구조적인 문제는 물론 손도 엄청나게 바쁜 사령술사와 같은 케이스는 절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 끌고 있습니다. 소위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인 케이스라는 것이죠.


더군다나 개편된 육성방식과, 만렙 직후 어느 정도의 플레이만 하면 바로 최상위급 던전에 뛰어들 수 있는 지원까지 뒷받침 되면서, 신 캐릭터로서의 강력함을 이 정도로 만방위에 떨친 캐릭터는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갖게 만듭니다.




 플레이 및 캐릭터 감상


두 말할 것 없이 현 던파 내에서 가장 시원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스킬의 범위 그리고 기동력이라는 측면에서 던파의 최상위권에 속할 겁니다. 실제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이 전혀 그렇게 생기지 않았는데 최적화 노가다 캐릭터가 나왔다는 이야기였으니까요.


더군다나 귀신보를 통해 여러 스킬의 선후딜을 생략할 수 있어 제한된 환경에서 딜을 넣는 데에도 아무런 불리함이 없습니다. 캐릭터별 역할이 분화되는 던파의 구조상 검귀의 직관성은 유저에게 보다 깊은 인상을 안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신캐릭터라는 특성과 앞으로 출시될 프레이 레이드라는 이벤트 앞에서, 이러한 성능은 일정 시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위 말하는 신캐 버프를 빼놓고서라도 지금의 성능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이 여전히 높은 직업군에 해당한다는 것이죠.


귀신이 씌인 팔의 푸른 부분이 점점 육체를 침식하고 있고, 그가 쓰던 가면마저 실체화되었습니다. 기존 귀검사와 귀신이 대립관계였던 것과 융합이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죠.


다만 앞서도 이야기했듯 기동력을 살리는 플레이는 과거 강습형 웨펀에서 느꼈던 재미와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귀신과의 합격술도 '둘 다 본체'라는 점이 그리 체감되는 방식으로 전해지지 않았고요, 귀신과의 연계라기보단 그냥 기존에 있던 스킬 캔슬에 더 가깝다는 인상입니다.


또한 도를 전문으로 하는 '베는' 플레이를 부각시키려한 점이 눈에 띄긴 합니다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그간 귀검사 캐릭터가, 아니 검을 쓰는 캐릭터가 너무 많았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요.


그리고 일러스트...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던파의 귀검사는 카잔 증후군과 귀수의 콘셉트 분화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케이스인데(물론 이건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귀검사 캐릭터가 카잔 증후군과 귀수를 모두 앓기 때문에 생긴 오해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여기에 귀신과의 융합으로 귀수가 파랗게 된 귀검사까지 등장하고 보니 더욱 그러한 생각이 강해집니다.


과연 기존의 팔에 귀신들린 귀검사와 귀신과 융합한 검귀과 얼마나 차별화되었나요. 빨간색, 흰색, 문신이 있던 팔과 파란색 팔이 주는 차이가 기획자가 의도한 만큼 컸나요? 팔에 파란 부분이 얼굴에 약간, 몸통에 살짝 올라오는 것으로 귀신과 인간이 융합되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나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근래 본 가장 임팩트 없는 일러스트였습니다. 이런 건 어벤져 2각 일러 이후 정말 오랜만이네요.


물론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겠지만, 그렇잖아도 제대로 플레이어에게 전달되지 않는 던파 내 설정을, 제대로 전달해야 했던 콘셉트와 일러스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역시나 개성부족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인챈트리스, 블랙메이든, 헤카테


마찬가지로 던파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전통의 인기직업군 여마법사에서 다섯번째 직업군 인챈트리스가 출시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외전 캐릭터 크리에이터가 있는 상황에서 출시된 것이기 때문에는 여섯번째 직업군으로 인식하고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출시되었습니다.


여마법사 직업군은 남성마법사 직업군에 비해 훨씬 전통적인 의미의 마법사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커다란 지팡이를 휘두르며 기적을 일으키는 전통적인 마법사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온 엘레멘탈마스터가 대표적이죠. 개성과 배틀메이지스러운 측면을 최대한 부각한 결과 마법사라기보단 그냥 마족같은 남마법사 직업군에 비해, 여마법사 직업군은 전반적으로 여러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 흔히 볼 수 있는 마법사의 모습을 별다른 변주 없이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인챈트리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형을 매개로 저주하고 힘을 북돋는 부두교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죠. 물론 게임 디아블로나 공포 영화의 전통적인 이미지의 그것과는 다른 현대적인 고스로리 이미지입니다만, 사실 이조차 대중문화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던 것이죠.


여하튼 다시 한 번 등장한 정석에 가까운 캐릭터입니다.


마녀X가시X인형X고스로리조합. 참 익숙하죠.


사실 헤카테는 출시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불러 일으킨 직업군이었습니다. 바로 여법사와 버퍼가 조합된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던파 내에서 가장 많은 마니아가 있다 알려진 여법사 직업군이, 던파 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업군인 버퍼 캐릭터로 출시된다고 하니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출시 이후 여러 상위던전에서 '버퍼가 시너지보다 많아서 파티 구성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체감상의 문제이긴 합니다만 과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여크루가 출시된 이후보다도 더 많은 캐릭터들이 눈에 보이는 상황입니다.




 차별화된 버퍼


앞서 헤카테를 정석적인 콘셉트를 지닌 캐릭터라 평했습니다. 실제로 헤카테가 인 게임내에서 행하는 역할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납니다. 타 게임에서 흔히 '샤먼'이라 불리는 캐릭터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거든요. 축복을 통해 힘을 이끌어내는 신관 캐릭터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통해 힘을 얻거나, 방어나 회복 외에 저주나 공격도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할 수는 있는. 그러면서도 그 수준은 전문적인 버퍼나 딜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던전 앤 파이터에서 여크루에서 딜이 더 강화된 형태의 버퍼 캐릭터를 떠올렸습니다. 현재 던파에서 버퍼들은 높은 버프력과 약간의 유틸과 딜링을 가진 남크루와, 높은 유틸력과 적당한 버프력을 가진 여크루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정한 능력치를 높여주는 시너지와 경쟁 아닌 경쟁(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동일한 조건이라면 크루가 버프력에서 무조건 앞서지만 세팅을 얼마나 갖추느냐에 따라 파티 효율성이 뒤집힐 정도는 되는 상황 속에서 말입니다)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크루보다도 버프력이 낮다면 얼마나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사람들은 의문을 갖고 있었죠.


사실 인기가 없을 수 없는 조합입니다.


여기에 던파는 사람들의 의표를 찔러, '제한된 환경 내에선 남홀리보다 더 큰 버프력을 보이는 버퍼'를 출시하기에 이릅니다. 다른 파티원에 동등한 버프력을 제공하는 기존의 크루세이더 부부와는 달리, 특정한 하나의 캐릭터에 편애 시스템을 이용하여 버프력을 더욱 높이는 버프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 자체를 플레이스타일로 승화시킨 캐릭터를 내놓은 것이죠. 현재 던파가 역할 분담론에 따라 한 파티에 메인 딜러가 한 사람인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인챈트리스의 출시는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인챈트리스는 출시 직후 '완성도 높은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많은 면에서 불편하고 성가시지만, 그만큼의 리턴도 있는 버퍼 캐릭터로 말이죠. 버프 주고 구석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는- 심지어 본인조차 지루해 했던 버퍼 캐릭터들과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버퍼가 등장한 것입니다.


다만 축복과 저주의 차이가 있는 만큼 특유의 리턴은 플레이에서 일정한 제약으로 작용할 겁니다.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점은 특정 스킬을 사용하면 HP가 감소한다거나, 편애 대상 외의 캐릭터에겐 더 큰 패널티가 붙는다거나 하는 식의, 저주라는 설정에 충실한 요소들입니다. 공격력 증가를 통해 보다 원활한 플레이를 가능케해줌과 동시에, 자칫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긴장감을 플레이에 부여하여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죠.


블리자드 WOW의 트롤 주술사가 부두교를 콘셉트로 삼아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역할을 따지고 보면 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자칫하면 파티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버프는 사실 일찍이 기존 크루세이더 캐릭터들에게도 존재했던 것이긴 합니다만, 이는 던전 내지 몬스터라는 외적인 요소였지 내적인 요소 때문은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또한 인챈트리스를 차별화하는 요소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애초에 스킬의 구조와 목적 자체가 '최대한 안전하게'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거나 회복하거나, 또한 상대방의 공격 방식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닌 거죠. "내 스킬 때문에 다치건 말건 어쨌든 살긴 살았잖아?" 이런 느낌이랄까요.


가장 큰 요소는 역시 스택 관리입니다. 앞선 남크루가 스택이 낮으면 버프의 효력이 떨어지는 것과 달리 인챈트리스는 스택이 없으면 아예 스킬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스택만 충분하다면 관련 스킬을 난사할 수도 있습니다. 스킬의 유지시간은 전통적인 버프의 개념 그대로 적용되어 매우 짧은 편임을 고려하면 이는 의도된 사항일 것입니다. 스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고수와 하수가 나뉘는 캐릭터가 바로 인챈트리스인 거죠.




 딜러에도 밀리지 않는 스킬


인챈트리스에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형입니다. 이 인형을 다른 직업군의 소환물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전투에 이용하는데- 이 딜링 능력이 범상치 않습니다. 물론 퓨어 딜러 캐릭터의 편의성과 딜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만, 버퍼 캐릭터라곤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면모를 보입니다.


제대로 세팅이 되지 않았던 시절엔 바로 그 검귀보다 인챈트리스가 던전을 도는 게 더 원활하다고 느꼈을 정도니까요. 실제로 인형의 스킬들은 기존 캐릭터들의 스킬들과 많이 닮아 있는데 그만큼 엇비슷한 감각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버프 아니면 딜링이라는 양자택일적 구성이었던 남프리스트와 달리 스킬 포인트도 넉넉하다는 점 역시 포인트입니다. 크게 숙달된 플레이어라면, 딜링도 딜링대로 하면서, 버프는 버프대로 유지하는 플레이가 가능할 겁니다.


솔플을 하다보면 이게 딜러캐릭터인지 버퍼캐릭터인지도 헷갈립니다. 워낙 판정도 좋고 데미지도 높은지라. 다만 일일히 맞춰야 한다는 불편함이...


여러 퓨어딜러들이 가진 스킬들을 사용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버프를 걸어 파티원들의 능력을 높여줄 수 있다. 이 말을 한 번에 하자면 각자의 영역을 최대한으로 발휘한다면 손이 미친듯이 바빠진다는 소리입니다. 상당한 숙련도를 요한다는 거죠. 솔플 때야 스택관리와 딜링을 별개로 나눌 필요가 없으니 약간의 불편함 정도에 그치겠지만, 파티 플레이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특히 버퍼 캐릭터의 역할이 단순히 능력치 증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지금의 환경에선 더더욱 말이죠.


물론 딜러 캐릭터에게 뒤지지 않는 것은 공격스킬만이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생존력일 것입니다. 판금 방어구를 착용하여 높은 방어력을 갖고 있는데, 법사의 공통스킬은 오라실드로 그 방어력을 더 높여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결장에선 사기 그 자체로 평가받는 위상변화를 통해 위기를 회피할 기회를 어렵지 않게 노릴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인형스택만으로 금새 되살아날 수 있는 부활스킬, 여러 패널티를 상쇄하는 회복스킬, 심지어 액티브형 방어스킬까지 존재하여 실패를 타개할 기회마저 잡을 수 있습니다.


유틸이라는 측면에서 숙달만 된다면 여프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겁니다. 스택관리가 힘들긴 하지만.


수동적인 버퍼 캐릭터라는 통념과 달리 트리키한 플레이로 파티를 위험에서 구해내는 독특한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는 겁니다.




 플레이 감상


버프 시간을 유지하기 위해 스택을 쌓고 그것을 소모하여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 구조 개편 전 남홀리의 일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실 이것은 구조적인 개선이 이뤄졌던 여크루와 비교되며 막대한 비판을 받던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과거의 사례로만 존재합니다.


인챈트리스는 남크루가 극복했던 과거의 불편한 요소를 플레이 패턴으로 승화시킨 케이스입니다. 아예 궤를 달리하는 별개의 직업군으로 출시되어 그 이상의 리턴을 받도록 수정하여서 말이죠.


바꿔 말하자면 불편하고 성가신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특정 직업군에서 극복해야 할 요소로 지적되었던 것을 되살린 것이니까요. 과연 과거 삭제했던 요소가 몇 차례의 개선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앞으로 절대 고쳐지지 않을 거라 확신할 수 있을까요. 한 번 불편을 겪어 수정되었던 요소가 이후 다시 고쳐질 가능성이 전무할까요? 다소 의문입니다. 특히 비교될 또 다른 버퍼 캐릭터가 나오는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말이죠.


실제로 여법은 레어아바타 등에서 고스로리를 애용하는 콘셉트로 활용해왔죠. 이제 콘셉트는 물론 일러스트, 심지어 목소리까지 이를 십분활용하는 직업군이 나온 겁니다.


버퍼 캐릭터로서의 성능은 남홀에 크게 밀린다는 인상을 받진 않습니다. 특히 속도감을 유지하면서도 파티에 대한 높은 기여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선 여홀리와도 비견될만 했습니다. 제3의 선택지로 작용할만큼은 한다는 것이죠. 반대로 그렇다고 굳이 이 캐릭터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는 수준은 또 되지 못했습니다. 버퍼 캐릭터가 가진 위상을 고려해본다면 그 이상을 제시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겠죠. 사실상 밸런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비록 인챈트리스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뽐내기엔 지금의 메타와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1인분 이상의 역할은 해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솔로 플레이 패턴 및 딜링 스킬은 사령술사와 거의 같습니다. 자기를 졸졸 따라다니는 소환수를 이용해 딜링하고 스택쌓고 그것과 별개로 움직이는 자신은 자신대로 스킬을 쏟아 넣고. 문제는 불편함까지도 같다는 점입니다. 마신같은 캐릭터의 소환수가 캐릭터의 스킬과 일체화되어 움직여 별달리 컨트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소환수와 본인의 움직임을 일일히 고려하며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은 상당히 불편함을 느끼게 합니다. 사령술사가 상당한 테크닉을 요하는 캐릭터임을 생각해보면... 다행히 버프 덕분에 딜링 측면에선 순딜 캐릭터에게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캐릭터 및 콘셉트 감상


고스로리형 캐릭터는 사실 기존 여법사 캐릭터가 가진 아이덴티티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의 인챈트리스는 그것을 더욱 부각한 것이고요. 앞서 정석적인 콘셉트와 구성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일러스트나 콘셉트에 대해서도 비슷한 감상입니다. 특별히 인상적이지도 튀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하자가 있다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고스소녀와 누더기 부두 인형의 조합... 너무 흔해서 사실 패러디나 오마주라고도 하기 뭣한 그런 거죠. 이미지는 원피스의 페로나와 쿠마쉬.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노전직 여법사 캐릭터로 바리에이션을 만들면 십중팔구는 튀어나올 캐릭터가 2차각성 캐릭터로까지 등장해버린 상황이라고 여겨집니다. 검귀때도 그랬는데 옆에 귀신이나 인형 있다고 아예 캐릭터가 달라졌다고 사람들이 인식하지는 않을텐데요.


솔직히 너무 무난해서 그리 점수를 주기가 어렵습니다. 이 몰개성함이 과연 버퍼 캐릭터의 숙명인 걸까요. 그런 것치곤 플레이 내에선 잘 녹여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일러스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케이스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인챈트리스는 현대 고스족에 더 가깝습니다. 빗자루를 사용하고 저주까지도 사용하니 근대의 미국식 마녀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도 있고요. 기존 던파 세계관의 올드한 마법사가 중세 마녀를, 마찬가지로 빗자루를 사용하는 마도학자가 연구자나 연금술사와 같은 현대 및 근미래적 마녀까지 떠올리게 한다는 점과 차별성을 지닙니다.


웬즈데이가 들고 있는 것이 인형은 아닙니다만. 무슨 말을 하고픈진 잘 아시겠죠?


그녀가 갖고 있는 인형은 그녀가 마음에 들었던 인간이 죽고 난 후 인형으로 되살린 것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호문쿨루스의 도움을 받는 마도학자나 악마가 인형에 갇힌 카오스와 비교되는 요소기도 합니다. 왜 하필 곰인형이냐는 생각도 갖고 계실텐데 할로윈 테디베어가 워낙 유명하죠. 부두와 묶어서 이용되는 경우도 잦고. 마찬가지로 너무 흔해서 그냥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마무리


이번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모두 본체인 캐릭터와 그 본체를 뒷받침하는 분신 혹은 소환물이 함께 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 수행의 역할과 기능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는 기존 캐릭터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겠죠. 그러면서도 기존의 던파 세계관에 녹여내야 했으니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세계관을 확장하기보단 공고히하기 위한 선택들이 인상적입니다. 기존의 귀신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투구의 존재라거나, 또 다른 마계의 일면을 보여주는 저주의 등장까지.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이 앞으로의 던파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존재임을 고려해본다면, 이들은 좀 더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지향케할 의도를 읽을 수 있게 해 줍니다. 물론 지나치게 높지 않은 허들을 통해 나름의 성취감도 느끼게 하려 하겠고요.


검귀와 인챈트리스의 등장은 십수년간 쌓아온 던파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직업군의 신직업군이라는 점을 배제하고 본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더군다나 육성루트의 간소화,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이를 최대한 즐길 수 있고요.


보통 이

보통 이성직업군끼리 등장하면 커플링으로 엮이곤 하는데 둘 다 파트너가 있다보니 이번엔 그런 움직임이 그리 눈에 띄지 않네요. 물론 기존 남귀검 캐릭터와 여법사 캐릭터가 커플링으로 엮이지 않아왔다는 점도 클 겁니다.


Posted by 주인장 알숑규